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11일 우 의장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국회의장이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선 야당 의원의 마이크를 껐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던 도중 우 의장은 '의제와 상관없는 말을 한다'며 마이크를 껐다. 필리버스터를 하는 의원의 마이크를 끈 건 1964년 이후 61년 만의 일이다.

의장실은 국회법에 따라 마이크를 끈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과거 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에는 의제와 상관없는 발언을 하는 민주당 의원을 민주당 출신 의장이 문제삼지 않은 적이 다수 있었다.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우 의장의 행동을 여러 차례 비꼬았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위해 연단에 선 곽 의원은 우 의장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여 5초가량 길게 인사했다. 지난 9일 나 의원이 인사를 생략하자 우 의장이 문제 삼은 것을 비꼰 셈이다.

곽 의원은 이어서 스케치북을 펼치며 우 의장을 직격했다. 그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서 따왔다. 성탄절 느낌도 내봤다"면서 스케치북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스케치북에는 '61년 만에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방해한 곳' '국회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우 의장이 곽 의원의 발언과 행동을 제지하자 곽 의원은 "국회법에 무제한 토론하는 의원 발언 중간에 낄 수 없게 돼 있다. 중지하라"고 했다. 그러자 우 의장은 "이렇게 작심하고 국회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