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지난 9일 발생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에 대해 외교 채널로 양국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광석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이날 오전 주한 중국 국방무관과 주한 러시아 국방무관에게 전화를 걸어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해 항의했다. 국방부는 "군은 KADIZ에서 주변국 항공기 활동에 대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가운데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4년 4월 제주 동남방의 한일 간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 일대에서 한미일 공중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국방부 제공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9일 러시아 군용기 7대와 중국 군용기 2대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은 없었다.

러시아 군용기는 울릉도와 독도 부근 KADIZ에 진입했고,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쪽 KADIZ에 진입했다. 중·러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하자 군은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비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함께 KADIZ에 무단 진입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여 만이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KADIZ는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타국 항공기를 식별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이다. 타국 군용기가 진입하려면 미리 해당국에 진입 시 위치와 비행 목적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 관례다.

하지만 러시아는 한국이 설정한 KADIZ가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며 한국의 통제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 군용기가 진입한 이어도 상공 KADIZ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