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정치권도 예산안 처리, 계엄 1주년 행사를 마치고 지방선거 모드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가 높지만 민주당에서는 "지방선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현역 단체장을 꺾을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아직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 주택공급 절벽의 원인과 해법 - 민주당 시정 10년이 남긴 부동산 재앙,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 "서울·인천·강원 중부벨트 탈환 쉽지 않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곳은 서울이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5선 도전에 나선 상태다. 나경원 의원을 제외하면 국민의힘 안에서 다른 후보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 찾기에 여념이 없다. 현역 중진급 의원 여러 명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4선 중진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을)이 지난달 26일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민주당 내에서 처음으로 공식 출마 선언했다. 전현희 의원(3선·서울 중-성동갑)도 지난 1일 "중앙과 지방이 하나 된 국민주권 정부를 완성하고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해 다가올 지방선거를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아울러 4선 중진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 박주민(3선·서울 은평갑) 김영배(재선·서울 성북갑) 의원,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홍익표·박용진 전 의원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원내지도부에 있는 한 중진 의원은 "현역인 오세훈 시장을 압도할 만한 사람이 없다"면서 "예전 같았으면 이 정도로 공격 받으면 쓰러졌을 텐데, 이제는 얄밉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관계자는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표심을 잡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많다"며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경쟁력이나 인지도에서 오 시장을 앞선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거물급 차출설이 나오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시청 앞에서 내년 6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뉴스1

인천과 강원도 국민의힘 소속이 현역 단체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3선 도전을 할 것이 유력하다. 민주당에선 박찬대(3선·인천 연수구갑)·김교흥(3선·인천서구갑)·박남춘 전 시장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 사정을 잘 아는 한 민주당 의원은 "계엄과 탄핵 이후 치러지는 지방선거지만 유정복 시장이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라며 "어설픈 후보를 내세우면 이기기 쉽지 않은 선거"라고 했다.

강원지사는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유상범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선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강원지사를 지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출마 예상자로 꼽힌다.

강원도민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1월 23~24일 강원특별자치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진태 지사와 이광재 전 지사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김 지사는 39%, 이 전 지사는 49%를 얻었다. 반면 김진태 지사와 우상호 정무수석의 가상대결에서는 김 지사가 44%, 우 정무수석이 41%를 얻었다.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는 ±3.5%p였다.

◇"부산·경남 꼭 가져오고 싶은데…"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역은 부산·울산·경남이다. 세 지역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 현역 단체장을 차지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을 차지하면 영남에서 국민의힘 지지 기반을 대구·경북으로 축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 올해 상반기 탄핵 정국과 대선까지만 해도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부산 부경대에서 타운홀미팅 '부산의 마음을 듣다'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준경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이 대통령,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들 지역도 분위기가 접전 양상으로 간다는 평가다. 부산시장은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이 3선에 도전하고 있고, 김도읍(4선·부산 강서구), 조경태 의원(6선·부산 사하을)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이 출마 후보로 거론된다. 박형준 시장과 전재수 장관은 여론조사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한 양상이다.

울산시장에는 국민의힘 소속 김두겸 시장이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민주당에선 송철호 전 시장, 이선호 대통령비서실 자치발전비서관 등이 출마를 검토 중이다. 경남지사 선거 역시 국민의힘 소속인 박완수 지사가 재선을 준비하고 있고, 여기에 민주당에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이 탈환을 목표로 하는 충북·충남 지사 선거도 접전 양상이다. 충북지사 선거에는 국민의힘 소속 김영환 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고, 민주당에선 노영민 전 비서실장,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송기섭 진천군수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충남지사 선거 역시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지사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고, 민주당에서는 양승조 전 충남지사가 가장 앞서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내부 조사를 보면 충남과 충북 모두 우리 후보가 국민의힘 현역에 밀린다는 결과가 나온다"며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민주당 현역 경기·호남·제주는 당내 경쟁 치열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경기와 전남, 전북, 광주, 제주 등은 민주당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경기지사는 김동연 지사가 재선 도전에 나설 예정이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굵직한 인사들이 대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추미애 의원(6선·경기하남갑), 김병주 의원(재선·경기남양주을), 한준호 의원(재선·경기고양을), 김영진 의원(3선·경기 수원병) 의원 등이다.

전남지사에는 김영록 지사의 3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주철현 의원(재선·전남여수시갑), 신정훈 의원(3선·전남 나주시화순군), 이개호 의원(4선·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출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광주시장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주지사 선거는 오영훈 지사가 재선 도전을 할 예정인 가운데 위성곤 의원(3선·제주 서귀포시), 문대림 의원(초선·제주시갑) 등 민주당 인사들도 출사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