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인 728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가 법정 처리 시한을 지킨 건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표결에 부쳤다. 투표 결과, 재석 262명 중 찬성 248명, 반대 8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은 정부안에서 3조2000억원 정도 감액하고, 감액 범위에서 증액해 총지출 규모는 정부안과 비교해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당초 감액 규모가 4조300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관세 협상 후속조치와 관련해 1조1000억원이 증액돼 실질적인 감액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확정됐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보다 54조7000억원(8.1%) 늘었다. 증가율로는 역대 일곱 번째로 높고,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예산안이 700조원을 넘은 건 내년이 처음이다.
내년도 총수입은 올해(651조6000억원)보다 24조원 가까이 늘어난 674조2000억원으로 짜였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는 내년 53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지킨 건 5년 만의 일"이라며 "경제 회복을 위해 역량을 모아야 할 때 아주 잘한 일이다. 오늘 보여준 여야의 책임 있고 성숙한 태도가 경색된 정국을 푸는 걸음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여야는 모두 할 말이 있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으로서는 지켜야 할 것을 모두 지켜냈고,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게 된 것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준수하고, 총지출 감액 범위 내에서만 증액하는 원칙을 세우고 지켜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예산, 취약계층 금융 지원 예산, 보육 교직원 처우 개선 예산, 지역별 AX 전환 예산 등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핵심 국정과제 예산을 감액 없이 총액을 유지했다"며 "의원들이 밤낮 없이 예산 챙기고 협상테이블을 지킨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도 정부안 대비 예산 추가 인상을 막았다는 데 의미를 뒀다. 예결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109조원 적자 부채를 발행해 마련한 예산이라 순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를 관철한 게 가장 큰 성과"라며 "AI라는 이름으로 산재해 방만 편성된 것들을 정리하고 삭감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보육·어린이집 교사 수당 월 2만원 인상, 어린이집 보육료 5% 인상, 대학생 맞춤형 국가장학금 3% 인상, 참전명예수당 월 1만원 인상, 국가존립위기 대응 위한 철강산업 등 지원 확대 등을 내년도 예산안 협상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올해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이번에 부활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82억원을 놓고 여야가 논쟁을 벌였지만, 특활비 삭감 대신 대통령실 운영비에서 1억원을 감액하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