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을 챙기는 시기가 돌아오면서 고향사랑기부제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기부자에게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을 주는 제도다. 지자체는 기부금을 받아 부족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고, 기부자는 절세 혜택과 함께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상부상조 제도다.
◇10만원 기부하면 13만원 혜택…연말에 기부금 몰려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첫 해인 2023년에는 기부 건수와 금액이 각각 52만6000여건, 650억6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작년에는 77만4000여건, 879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10월까지 모금 건수와 금액이 각각 46만6000여건, 568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9%, 65.8% 증가했다.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의 특성상 12월 한 달 동안 모금이 집중된다. 작년에는 전체 모금액의 절반이 12월 한 달에 모였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인기를 끌면서 정부와 국회는 세액공제를 더 늘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건은 '10만원 벽'을 깰지 여부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금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가 이뤄진다. 10만원을 기부하면 연말정산에서 10만원을 고스란히 돌려받는다는 뜻이다. 여기에 기부금의 30% 한도에서 답례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10만원을 기부하면 13만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10만원을 넘는 기부금에는 세액공제율이 15%가 적용된다. 지방세 1.5%를 더하면 실제로 적용받는 세액공제율은 16.5%가 된다. 20만원을 기부했다면 10만원은 전액 세액공제를 받고, 나머지 10만원의 경우 16.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돼 11만6500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20만원의 30%에 해당하는 6만원어치의 답례품까지 받으면 17만6500원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10만원까지만 전액 세액공제가 되는 제도 성격상 대부분의 기부금이 10만원에 그친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올 1~10월 기준 전체 기부건수 46만6000여건 중 10만원 이하인 경우가 45만여건이었다. 전체 기부건수의 96% 정도가 10만원 벽에 막혀 있는 셈이다.
◇전액 세액공제 금액 20만·50만원으로 높이자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내년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10만~20만원 구간의 세액공제율을 4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10만원 벽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국회에서는 더 파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국회에 고향사랑기부금 세액공제 확대를 목표로 발의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이만희, 복기왕, 김태호, 정희용 의원안이 있다. 이중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안은 아예 전액 세액공제를 해주는 기부금 금액을 5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안은 전액 세액공제 구간을 2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내년 세법개정안을 논의하면서 의원들이 낸 개정안과 정부안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 검토할 예정이다. 의원들의 안이 받아들여지면 내년부터 고향사랑기부금 전액 세액공제 금액이 20만원이나 50만원으로 높아질 수 있다.
조세소위는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라는 개정안 취지에 공감했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지방재정 자립도가 45.2%에서 43.3%로 뒷걸음질 쳤는데, 고향사랑기부금이 늘어나면 지방재정난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안의 경우 인구감소지역에 한해 전액 세액공제 금액을 20만원으로 높이자는 안을 냈는데, 지방 인구 감소 위기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고향사랑기부제가 도입 3년 밖에 되지 않아 정책적 효과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은 있다. 도입 이후 세액공제 적용대상 한도액이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오르고, 특별재난지역의 경우 10만원 초과 2000만원 이하 구간에 대해서는 30%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되는 등 여러 차례 개정이 진행된 것도 추가 개정 필요성에 물음표를 남긴다.
조세소위는 심사자료에서 "기부금 전액을 세액공제하는 제도는 정치자금 기부금과 고향사랑 기부금에만 있으며 주로 10만원 이하의 소액기부 부분에만 한정해 운용하는 특별한 세제지원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