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뉴스1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위한 내년 예산 편성을 놓고 여야가 국회에서 충돌했다. 728조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정치권의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7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한국수출입은행 통상 대응 프로그램 예산 7000억원 편성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기재위원들이 팽팽하게 맞섰다.

국민의힘은 편성 보류를 주장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넣기 위해선 정확한 구조가 우선돼야 하는데 수출입은행 7000억, 산업은행에 한국무역보험공사까지 합치면 1조9000억"이라며 "이 돈이 어떤 형태를 통해 어떻게 지원이 이뤄지는지, 지원 대상이 뭔지 설명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초 정부여당이 생각했던 구조는 수은 출자, 운용배수를 통해 지원·보증하는 형태를 구상했던 것 같은데 특별법으로 전환하면서 구조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는 상황"이라며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양당 간 구두 합의가 있었다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기재위 예결소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소위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오늘 아침에 의결했다"며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1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보증을 해줘야 하는데 정부 측도 수은 7000억, 산은 6000억, 무보 6000억, 그래서 1조9000억원 예산을 꼭 넣을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여야 간 의견이 통일이 되지 않으면서 전체회의가 잠시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결국 양당 간사 간 논의 끝에 정부 원안대로 7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대신 법률과 기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목적예비비로 7000억원을 편성하고 향후 예결위에서 법안과 같이 종합적으로 심사를 하기로 했다.

이날 시작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도 여야는 여러 사안을 놓고 충돌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등 핵심 사업에 대해 여야가 이견을 드러내면서 줄줄이 보류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조성을 위해 내년 예산안에 1조원을 편성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 채무 증가를 전제로 한 관제펀드를 매우 위험하다"며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모든 핵심 정보가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은 전액 감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정부 목표대로 하려면 내년도 예산을 오히려 5000억원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소위 위원장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보류'를 결정했다.

농업 분야에 민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국가농업AX플랫폼 사업이나 농림축산식품부의 AI 응용 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 사업도 모두 여야 의견이 엇갈리면서 보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