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유일한 국제 영화제인 평양국제영화축전(PIFF)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6년 만에 재개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제18차 PIFF가 22일 평양국제영화회관에서 개막했다고 23일 전했다. 이번 영화제는 2019년 가을 제17차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중단됐다가 6년 만에 개최된 것이다.

제18차 평양국제영화축전이 지난 22일 평양국제영화회관에서 개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1987년 시작된 PIFF는 북한 내에서 드물게 해외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공식 창구다. 다만 1987년 제정된 일본·한국·미국 영화의 출품 및 상영 금지 조치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올해 영화제에는 인도네시아·폴란드·멕시코 등에서 92개 작품이 출품됐으며, 이 중 11편이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북한에서 인기가 높다는 인도 영화는 이번엔 포함되지 않았다.

상영작은 북한의 신작 선전 영화인 '낮과 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72시간' 등 체제 선전 색채가 강한 작품들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축전조직위원회 위원장인 리성 국가영화총국장은 개막 연설에서 "이번 축전이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 밑에 세계 진보적 나라들과 영화인들 사이의 선린우호관계와 친선의 유대를 두터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제에서는 러시아 출신 영화 제작자 세르게이 튜틴 감독이 국제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다.

개막식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합작 예술영화 '붉은 비단'을 관람했다.

북한은 최근 국제 행사 등을 재개하며 관광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평양 국제마라톤 대회를 6년 만에 다시 열었고, 7월에는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를 개장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다만 북한은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만 방문을 허용하는 등 전면적 관광은 아직 개방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등에 대한 방역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