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한 주 앞둔 22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다.

이날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8시 10분쯤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350㎞ 비행한 이 미사일의 기종과 사거리 등 정확한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이 진행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사진은 신형 극초음속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화성-11마'. /뉴스1

합참은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했고,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했다"며 "미국, 일본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연합 방위 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의 탄착 지점 등의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9월 발사했던 신형 전술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올해 다섯 번째다. 앞서 지난 1월 6일 극초음속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1발을 쏜 북한은 1월 14일 SRBM, 3월 10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수 발, 5월 8일 SRBM 수 발을 발사한 바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12일 조선노동당 창건 80돌(주년) 경축행사 참가자들과 보장성원(행사 요원)들을 축하격려하고, 함께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을 관람했다고 13일 보도했다. /뉴스1

특히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진 미사일 시험 발사여서 북한의 의도에 이목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다음 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해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등과의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북한의 비핵화 등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APEC을 앞두고 북한이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10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화성-11마, 신형 고체연료엔진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 등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