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성추행과 사기 등 혐의를 받는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가 16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신성한 물건이라며 고가의 상품을 판매하고 신도들을 추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가 첫 재판에 출석해 "100% 조작"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오창섭)는 30일 오전 사기와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허 대표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허 대표는 연한 갈색 계열의 수의를 입고 머리가 흐트러진 상태로 법정에 나왔고, 방청석에 있던 신도들과 손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기만해 3억2400여만원을 편취했고, 주식회사 초종교하늘궁과 하늘궁의 법인 자금을 횡령,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으로 받았다"며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피해자 16명을 49차례에 걸쳐 추행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직접 일어나 "지금 여기 법원에 와 있는 모든 서류가 경찰에서 1년 반 동안 만들어낸 것이다. 저는 횡령을 하거나 추행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이제 두 달 뒤면 80세인데, 젊을 때는 아무 문제 없던 사람이 지금 와서 준강제추행을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에 3번, 국회의원·서울시장 선거에 8번 나가면서 정치자금을 노린 적이 없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안다"며 "무료 급식을 하면서 세금을 수십억 내는 사람이 돈에 무슨 횡령을 하느냐"고 토로했다. 또 "제가 지금 5개월째 구속돼 있는데 왜 구속돼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신청한 국가혁명당중앙당후원회 전 회장이자 주식회사 초종교하늘궁·하늘궁 전 이사인 최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신문에 앞서 증인이 "고소인 측으로부터 협박당했다"며 분리 조치를 요청하자, 재판부가 고소인 2명에게 퇴정을 명했지만 고소인들이 "알 권리가 있다"며 격렬히 반발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사가 직접 나서 설득한 끝에 결국 퇴정했다.

검찰은 이어 법인 자금과 허 대표 개인 자금을 관리한 증인에게 횡령 및 정치자금법 위반 경위를 추궁했으나, 증인은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거나 답변을 회피했다.

허 대표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21일 열린다. 허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경기 양주시 장흥면의 자신의 '하늘궁'에서 영적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고가의 영성상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에너지 치료'를 명목으로 신도들의 신체를 접촉하는 등 준강제추행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