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 /통일부 제공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북한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오늘 이 시간에도 계속 가동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90% 이상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2000kg까지 추정한다"며 "제재를 통해 북핵을 포기한다? 가능성 없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 3단계(중단→축소→폐기)를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플루토늄 5~6kg만 있어도 핵폭탄을 1개 만들 수 있다"며 플루토늄 전용이 가능한 2000kg의 고농축우라늄으로는 엄청난 양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이 발언이 미국과학자연맹(FAS) 등 전문가들의 추정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북한 핵 개발의) 중단은 급박한 사안"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3년간 '자유의 북진', '주적' 등을 외치며 선(先) 비핵화를 주장한 결과 북한의 핵 능력을 무한대로 늘려놨다"라고 지적하며 남북 관계 돌파구는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날 정 장관은 남북이 현실적으로 두 국가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이것이 영구 분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 이미 두 국가, 국제법적 두 국가"라면서 "적게는 50∼60% 국민이 북한을 국가라고 답한다. 국민 다수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 국가라는 것,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 영구분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 실용적 관점이고 유연하게 남북 관계를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잠정적으로 통일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생긴 특수관계 속에 국가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최근 '평화적 두 국가론'을 주장해 왔다. 이를 두고 북한의 '두 국가론'에 호응해서 통일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냐는 지적이 나오자, 북한의 국가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통일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 것이다.

정 장관은 두 국가론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3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부는 두 국가론을 지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도 배치된다.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 두 명이 '두 국가론'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를 두고 정 장관은 "소모적 논쟁"이라며 "대통령이 밝힌, 대화와 교류를 어떻게 복원하느냐, 그리고 오래된 꿈인 4강의 교차 승인을 완성해 북미 수교, 북일수교를 만들어 내느냐가 우리 앞의 실천적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