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여당이 검토하고 있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에 대해 "입점업체의 수수료 부담은 완화되겠지만,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수수료가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오히려 많은 서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달앱을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의 수익이 줄어들고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목적이지만, 실제 경제와 현장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장실에서 정무위 주요 현안과 관련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윤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장실에서 진행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비롯한 정무위 소관 경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윤 위원장은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이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 경남 부지사를 지낸 바 있다.

윤 위원장은 정부·여당이 검토 중인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에 대해 "배달앱 수수료 상한을 강제로 막아놓으면 다른 방법으로 배달 플랫폼이 수익을 가져가게 돼 있다"며 "배달 플랫폼의 수익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건 알겠지만, 실제로는 배달 플랫폼은 수익이 늘고 자영업자나 라이더, 소비자가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격의 상한을 강제로 막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는 데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만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위원장은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판매자가 부담하는 배달비가 물건값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무료배달'이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당시 한기정 공정위원장에게 말한 바 있다"며 "여러 단체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국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이 현장을 잘 모르고 추진하는 대표적인 정책으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꼽았다. 정부·여당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나뉘어 있는 금융감독체계를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원 등 4개 조직으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정책·감독 기능을 맡는 기관이 4개로 늘어나다 보니 조직 설치에 따른 비용, 그리고 금융업권의 비용 부담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비용은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했다. 또 "여당이 발의한 개편 법안에 따르면 금소위 4명, 금소원 3명 등 고위급 자리만 늘어난다. 소비자 보호 취지는 퇴색하고 낙하산 자리 확보용이 돼버리는 개편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 때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 꼼꼼하게 따지겠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발목잡기를 위한 반대는 할 생각은 없다"면서 "국민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합리적 논의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감독기관을 많이 만들어 금융기관을 핸들링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장실에서 정무위 주요 현안과 관련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최근 논란이 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고신용자 대출 금리를 높여서 저신용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자'는 발언에 대해서도 경제 원리를 모르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카페나 치킨집의 쿠폰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단골이 돼서 자주 이용하니 10개 사면 1개 무료나 10% 할인 쿠폰을 주는 것 아니냐"며 "많이 이용하고 신용이 쌓여야 혜택을 받는건데 정반대로 하라고 하면 경제가 돌아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무위 현안들에 대해서도 여야 간 논의 상황과 처리 방향을 밝혔다.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이나 '거래공정화법(공정화법)'에 대해서는 "거대 기업의 독과점 문제로 야기되는 시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출발했는데,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마찰의 뇌관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추이를 살펴보며 소비자 보호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온플법이나 공정화법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신 플랫폼-입점업체 간 '갑을 분야'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갑을 분야 관련 법은 여야 의견이 일치하기 때문에 처리될 수 있다고 본다"며 "플랫폼과의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해 표준거래계약서 등을 보관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정산기한 준수, 대금 별도관리 의무 등을 부여해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정무위에서 가결돼 법사위로 넘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플랫폼의 대금 별도 관리 의무를 강화한 해당 법안이 속히 법사위를 통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위원장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법안이 국내 기업의 피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한국은 독자적인 플랫폼 기업이 있다"며 "플랫폼 기업 규제 법안이 국내 기업만 규제하면서 구글, 아마존이 국내 시장을 차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까지 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관련해서는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구체적인 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다만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따른 통화량 증가 등에 대해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량 만큼 국채를 사도록 해서 통화량이 늘지 않도록 하는데 우리는 과연 그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지 봐야 한다"며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외에서 수요가 있을 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를 다룰 'MBK 청문회'에 대해서는 국회에 불러서 여론 압박을 하는 것보다도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문회도 좋고 국정감사 때 증인 채택도 될 것으로 보지만, 그보다도 검찰 수사가 빨리 이뤄져서 잘못한 부분을 빠르게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