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2일 미국 조지아주(州)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우리 국민 300여명이 미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풀려난 사건과 관련해 "장기적으로 미 국내법 개정을 통해 한국인 비자 쿼터를 만들거나 새 비자를 만드는 것을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 사태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비자시스템을 개선하고 새로운 비자 유형을 신설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계적인 접근을 강조한 위 실장은 우선 "우리 직원들이 주로 발급받는 B1 비자와 전자여행허가(ESTA)에 대한 미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확인하고, 미국 법 집행기관이 이에 따라 일관된 법 집행을 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업인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입국 절차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제도 보완도 언급했다. 비자 발급 기간을 단축하고 비자 발급 거부 이유를 줄이는 한편 비자 범주의 확인 등 다양한 방법을 유연하게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한국인에 대한 별도의 비자를 확보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미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적극 협의하고자 한다"며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협의하는 자리에서 유관부서가 참여하는 워킹그룹 신설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지시 중 '한미 간에 이런 상황이 생기지 않게 비자 제도를 어떻게 해 보라'는 지침이 있던 건 분명하다"며 "그에 따라 워킹그룹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 미국 측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귀국한 근로자를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비자를 만드는 방안을 포함해 미국 비자 발급과 체류자격 시스템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었다.
한국 정부의 로비에도 미 의회를 넘지 못한 '한국 동반자법'(한국인 전문인력 대상 E-4 비자 쿼터 신설)과 관련해서는 "오랜 과제이고 추진하려고 한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이 훨씬 까다로워졌고 입법 사안이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이런 일이 생겨 우리가 주장할 환경은 나아졌다"고 했다.
한편 위 실장은 대대적인 인신 구속이 이뤄진 것에 대해 미국에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사태 초기부터 미 측에 '유감이다', '우려한다'는 입장을 냈고 여러 소통 과정에서 미국의 단속행위가 초래하는 문제점과 문화, 감정의 문제를 충분히 소통했다"며 "우리 의사는 미 측에 전파가 됐고 마지막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또 "초기 단계 이후의 협의 과정은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았다"며 "미국이 우리 얘기를 경청하는 자세였고, 마지막엔 더 진전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주장에) 근접한 지침을 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