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이 앉았던 의자 닦는 북한 수행원. /러시아 기자 유나셰프 텔레그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3일(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양자회담을 마친 뒤 북한 수행원들이 김 위원장이 앉았던 의자와 테이블을 꼼꼼하게 닦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CNN은 이날 온라인판에 '김정은 DNA 닦아내기?'라는 제목으로 "크렘린궁 풀 기자가 김 위원장과 푸틴의 회담이 끝난 뒤 촬영한 영상에 김 위원장이 앉았던 의자가 꼼꼼하게 닦이는 장면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CNN이 공개한 영상에는 북측 남성 수행원이 흰색 천을 손에 쥐고 김 위원장이 앉았던 의자를 등받이부터 좌판, 손잡이까지 세심하게 닦는 모습이 담겼다. 이 수행원은 이후 의자 옆에 놓인 테이블도 닦았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당시 두 정상 사이에 놓였던 테이블이었다. 의자나 테이블에 지저분한 흔적이 없는데도 수차례 닦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앉았던 의자 닦는 북한 수행원. /러시아 기자 유나셰프 텔레그램

CNN은 "일부 유전학 전문가들이 DNA가 정보 수집에 사용될 수 있다며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러시아 기자 유나셰프가 촬영해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것이다.

이날 회담장에서는 실내 온도를 두고 북한과 러시아 수행원들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북러 양자 회담이 열린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북한의 특수 임무 관계자가 갑자기 벽에 있는 에어컨 조절 기기를 붙잡고 마음대로 온도를 바꾸려고 했다. 이 북한 관계자가 실내 온도를 23도까지 올리자, 러시아 측 관계자가 제지하며 온도를 20도에 맞추자고 맞섰다고 한다.

매체는 "북한 관계자는 러시아어로 말하는 러시아 동료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온도 조절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두 사람이 조절기에서 상대의 손가락을 떼게 하려고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한 사람이 물러났다면서 아마 북한인이 조금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어컨 조절기 앞을 지키는 러시아 측 관계자 모습. /러 일간 코메르산트 텔레그램 캡처

코메르산트가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북한 측 관계자가 먼저 자리를 떴고 러시아 측 관계자는 그 이후에도 계속 에어컨 조절기 앞을 지키며 온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얼마 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리무진을 타고 회담장에 도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이 기자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