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일 개최하는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동행했다. 외신은 주애가 김정은의 대를 이어 '4대 세습'을 할 후계자로 지목되는 것을 주목했다. 다만 북한은 주민들이 읽는 내부 매체에 주애 관련 소식은 전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김정은이 중국 측 간부들의 영접을 받는 사진에 주애가 등장한다. 김정은의 뒤에 주애가 서 있다. 주애가 김정은의 해외 일정을 따라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3차례 방중 일정에 동행했다.
김정은과 주애의 부녀 방중은 국제사회에 차기 지도자가 주애라는 것을 공표하는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전 주석의 후계자로 내정됐을 때도 부자가 함께 중국을 찾아 일종의 '신고식'을 했다.
김정일은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됐고,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차기 지도자로 공인됐다. 이후 1983년 김일성이 김정일을 데리고 방중해 덩샤오핑 전 중국 주석을 만나 아들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고 한다.
주애가 등장한 후 리설주가 북한 매체 등에 노출되는 빈도는 줄었다. 주애는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주북 러시아대사관에서 기념 행사에는 리설주 대신 참석했다.
지난 6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 1년 반 만에 리설주가 모습을 드러냈으나, 김정은, 김주애보다 한 발짝 뒤에 떨어져 있었다. 후계자 주애의 위상이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지난해 8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무기체계 인계인수 기념식에서 조카인 주애에게 허리를 숙이며 깍듯이 자리를 안내했다.
외신도 주애가 아버지 김정은의 방중 일정에 동행한 것을 주목했다. 영국 BBC 방송은 2일(현지 시각) 김정은이 전용 열차에서 내리는 순간, 단정한 복장을 한 주애가 그의 뒤를 따르는 모습은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의 시선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3일 오전 9시 18분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장에 등장했다. 검은색 방탄 리무진을 타고 베이징 고궁박물관 내 돤먼(端門)에서 내렸다. 딸 주애는 각국 정상들이 입장하는 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러 정상은 배우자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지만, 리설주는 동행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검은 양복에 밝은 금색 넥타이를 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은을 영접하면서 악수한 뒤 다른 손으로 감싸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앞서 뒤에서 두 번째로 입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