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일 개최한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군사력을 과시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부터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육·해·공 무인 전력을 선보였다.
이날 열병식은 오전 9시(한국 시각 10시)부터 시진핑 국가 주석이 베이징 창안제에 3㎞ 정렬한 군 병력 앞을 차를 타고 지나가며 사열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이어 시작된 분열식에서는 헬기 편대를 시작으로 중국의 지상 무기들이 대거 등장했다. 선두에 선 중국 주력 전차들 뒤로 지대공(地對空·지상에서 공중으로 발사) 미사일과 레이저로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LY-1 등이 뒤따랐다.
이어 잉지(鷹擊·YJ)-15, YJ-19, YJ-20 등 중국이 자랑하는 YJ 계열의 대함 미사일이 등장했다. YJ-20은 고속 비행이 가능해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평가된다. 또 홍치(紅旗·HQ)-29와 HQ-9C, HQ-20 등 중국의 방공망을 책임지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도 등장했다. HQ-29의 경우 위성까지 요격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 뒤로는 미래 전력들이 대거 등장했다. 무인 수상정 뒤로 AJX-002 무인 수상정도 모습을 드러냈다. 재래식 탄두와 핵 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상 무인 체계도 함께 등장했는데, ZRY222 무인 전투 차량과 수색 등에 쓰이는 로봇개 등도 포착됐다. 무인 편대의 공중 전력으론 첨단 스텔스 드론 페이훙(FH)-97로 추정된 기체도 보였다.
한 군사 전문가는 "중국이 앞으로 육·해·공 작전에서 유·무인 편대를 운용하겠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순항 미사일(날개와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미사일) 창젠(长剑·CJ)-1000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중국은 CJ-10 미사일을 오래 운용해 왔다. CJ-10은 약 1500㎞를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보다 성능이 더 향상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순항미사일과 함께 미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둥펑(東風·DF)-17과 공중발사형 극초음속 미사일 YJ-21이 등장했다. DF-17은 주한미군의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열식의 핵심은 ICBM이었다. 신형 ICBM인 DF-61이 이날 공개됐다. 2019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DF-41의 성능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DF-41은 사거리가 최대 1만4000㎞에 달해 미국 수도 워싱턴을 포함해 지구상 거의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핵탄두와 발사체가 분리된 형태의 DF-5C도 공개됐다. DF-5C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 전략핵미사일로, DF-5B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또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쥐랑(巨浪·JL)-1과 차세대 SLBM으로 보이는 JL-3도 공개됐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육·해·공에서 발사하는 핵미사일을 보유한다"고 했다.
뒤이어 중국의 항공편대가 모습을 보였다. 조기 경보기인 KJ-500에 이어 H-6 폭격기가 베이징 상공을 비행했다. 이 기종은 과거 소련의 제트 폭격기를 중국이 국산화한 기종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미국의 B-2 전략 폭격기에 대적하기 위해 H20 폭격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아직 비행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분열식은 중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35와 중국이 현재 주력으로 운용 중인 J-10의 편대 비행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