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평양 목란관에서 해외군사작전에서 특출한 공훈을 세운 참전열사들의 유가족들을 만나 따뜻이 위로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을 결정한 날이 작년 8월 28일이었다고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를 침공한 직후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작년 10월과 12월 세 차례에 걸쳐 특수작전부대에 직접 공격 명령을 하달한 문서도 공개했다.

조선중앙TV는 30일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군을 찬양하는 내용의 뮤직비디오 '기억하라'를 공개했다. 뮤직비디오의 배경화면으로 지난해 김 위원장이 비준한 '꾸르스크 해방을 위한 공격작전 계획을 작성한 정형과 대책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여름용 흰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식 당 중앙위 1부부장, 리창호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겸 정찰총국장 등 하복 차림의 간부 6명과 회의를 하고 있다.

중앙TV는 자막으로 "2024년 8월 2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을 꾸르스끄주 해방작전에 참전시킬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로씨야의 령토를 우리의 령토로, 로씨야 련방에 대한 미국과 서방집단의 주권침해 행위를 우리 조국에 대한 주권침해로 간주할 것이다" "장병들! 무비의 용감성과 영웅적 전투 정신으로 떨쳐일어나 우크라이나 무력 침범자들을 소탕하고 꾸르스크를 해방하라!"는 김정은의 메시지가 있었다고 했다.

조선중앙TV는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군을 찬양하는 뮤직비디오 '기억하리'를 30일 공개했다. 중앙TV는 영상을 통해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을 공식 결정한 시점이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를 침공한 직후인 '2024년 8월 28일'이었다고 처음으로 확인했다.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작년 10월과 12월 세 차례에 걸쳐 특수작전부대에 직접 공격 명령을 하달한 문서도 공개됐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에는 어느 일방이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우크라이나는 작년 8월 12일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침공했다. 북한은 10월 말 약 1만1000명을 파병했고, 올해 1~2월에는 3000명 이상을 추가 파병했다.

북한은 지난 29일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해외작전부대 참전군인들에 대한 제2차 국가표창 수여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다가 숨진 장병들의 유가족을 위로하는 대대적인 보훈 행사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 '추모의 벽'을 세우고 전사자 초상 101개에 메달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일주일 만에 추모행사를 다시 연 것이다.

김정은은 이날 최고급 국빈용 연회장으로 꼽히는 평양 목란관으로 유족들을 초청해 인공기로 감싼 전사자들의 초상을 일일이 전달하고 이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해외군사작전에서 위훈을 세운 군인들'에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웅 칭호'와 금별메달, 국기훈장 제1급이 수여됐다.

김정은은 "영웅들의 유가족 모두를 다시 이렇게 따로 만나 다소나마 위로해드리고 슬픔과 상실감을 덜어드리고 싶은 심정에서 오늘 이와 같은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였다"며 "귀중한 그들의 생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안고 유가족들 모두에게 다시 한번 속죄한다"고 했다.

이어 "영웅들이 남기고 간 자녀들을 혁명학원들에 보내여 내가, 국가가, 우리 군대가 전적으로 맡아 책임적으로 잘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혁명학원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다가 사망했다는 이른바 혁명가 유자녀를 당 간부 후보로 키우기 위한 특수 교육기관이다.

김정은은 평양시 대성구역에 참전군인 유족들을 위한 새 거리를 조성할 것이라며 "우리 군인들의 별처럼 빛나는 위훈을 칭송하여 '새별거리'로 명명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유족들이 전사자의 사진을 품에 안으며 오열하는 모습, 어린 아이들이 아버지의 사진을 쓰다듬으며 훌쩍이는 사진을 보도했다. 김정은이 상기된 얼굴로 눈시울을 붉히며 유족들에게 깍듯이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도 실렸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4월 국회에 북한군 피해는 전사자 600명을 포함해 총 4700명이라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