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이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문신사법은 '문신사'라는 직업을 신설하고 그 자격과 관련 시험에 관한 절차 등을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문신사 자격이 있어야 문신업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위생·안전 관리 교육을 받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 행위'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 이후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아 왔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신사법 통과 직후 회의에서 "문신은 우리 국민의 30% 정도가 경험한 일상이자 문화이고 30만명이 넘는 문신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생업"이라며 "오늘 마침내 오랜 기다림을 딛고 문신사법 제정을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법의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한국의 문신이 이제 제도의 문을 열고 들어서기 시작했다"면서도 "오늘로 끝은 아니다. 의료계 등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고 국민의 안전을 두텁게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의료인이 문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은 그동안 국회에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통과되지 않았다.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은 2021년 6월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타투업법'을 대표 발의했는데, 홍준표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류 전 의원은 당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발의는 10명을 채워야만 할 수 있다. (정의당 6명 외에) 나머지 네 분을 어떻게 설득해볼까 생각을 해 봤더니 국회에도 눈썹 문신한 의원들 몇 분 계시더라"고 했다.
류 전 의원이 홍 전 의원을 찾아가 "눈썹 문신하셨잖아요"라고 하니 홍 전 의원이 흔쾌히 웃으면서 법안에 공감해 줬다고 한다. 류 전 의원은 "그래서 홍준표 의원님 외에도 눈썹 문신하신 의원님들이 좀 참여하셨다"고 했다.
홍 전 의원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11년 9월 눈썹 문신을 했다. 당시 홍 전 의원 측은 "스트레스로 탈모 현상이 일어났으며 그로 인해 눈썹까지 빠져 문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전 의원은 눈썹이 갑자기 진해지자 당시 유행하던 게임인 '앵그리버드'에 빗대 '홍그리버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류 전 의원은 이 법안을 발의하면서 국회 잔디밭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등이 푹 파인 보랏빛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등에는 다양한 문양의 보랏빛 타투가 있었는데, 영구적인 것은 아니고 스티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