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주박물관을 방문해 신라 왕관을 관람하는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사진을 자신의 SNS에 소개했다가 비판 여론에 삭제했다.

정청래 민주당대표가 SNS 착시기법으로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쓴 듯한 사진을 찍어 눈길을 끌었다. /정청래 SNS

정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민생 현장을 방문했다.

정 대표는 "국익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국익 추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초당적인 APEC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불국사, 경주 박물관 등도 방문했던 자신의 경주 행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0여 장의 사진으로 소개했다.

관심을 모은 건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 한 모습으로 찍힌 사진이었다. 천마총 금관은 국보 제188호로 지증왕의 금관으로 추정된다. 신라 금관 중 가장 크고 화려한 작품으로 신라 문화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유물 중 하나로 꼽힌다.

당연히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다. 최근 SNS상에 유행하는 착시를 활용한 촬영 기법을 적용해 웃음을 줬다. 화려하고 커다란 금빛 왕관과 정 대표의 얼굴이 비교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 사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일었다. 최근 종료된 당대표 선거 당시 박찬대 후보 편에 섰던 일부 지지자들은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 시간인데 왕 노릇하고 싶냐"고 반응했다.

이들은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을 우습게 아는 행위" "왕이 되고 싶은 남자, 왕이 될 것으로 믿는 남자" "수박 왕관" 등 비판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정 대표 지지자들도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정 대표 지지자들도 "그런 지적질 할 시간에 윤건희 욕이나 하라" "박찬대 의원이 당선 안 된 불만을 여기서 터뜨린다"며 방어에 나섰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 대표는 왕관과 관련된 사진 2장을 결국 삭제했다.

이번 APEC 회의는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엿새간 진행된다. 최종 고위관리회의, 외교 통상 합동 각료회의, 정상회의가 각각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