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한 경제6단체 대표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법 개정안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8월 임시국회에서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경제계가 연일 국회를 찾아 법안 처리를 늦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이 이대로 통과되면 산업현장이 대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1년'만 늦춰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제임스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회장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제임스김 회장은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가 한국의 아시아 지역 허브로서의 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며 "국회가 노란봉투법을 심의함에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업계의 의견과 우려를 면밀히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암참은 지난 7월 25일에도 성명을 내고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시행하면 산업 활동을 저해하는 단체 행동이 촉진되는 등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외 기업의 성공과 장기적 투자 유치를 위해 필요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에 역행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자 제임스김 회장이 직접 나서 김 원내대표를 만난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도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노조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계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제6단체와 업종별 경제단체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18일에는 경제6단체가 공동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법 개정안 수정을 촉구했다. 마이크를 잡은 손경식 경총 회장은 "노조법 개정은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최소한의 노사관계 안정과 균형을 위해서라도 경제계의 대안을 수용해달라"고 호소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 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청의 노사 교섭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현행 의석 구조상 여당이 처리를 강행하면 막을 수 없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 국회 통과가 임박하자 연일 국회를 방문해 법안 처리를 늦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경제6단체는 사용자 범위는 현행법을 유지하고, 노동쟁의 대상에서 '사업 경영상 결정'은 제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업 경영상 결정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되면, 기업의 해외 투자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다. 또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면 최소 1년은 유예 기간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노란봉투법 처리를 강행할 태세다. 이날 김 원내대표와 제임스김 회장의 면담이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난 허영 의원은 "(노란봉투법은) 수정을 할 수가 없다"며 "지금 올라간 대로 절차에 따라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