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조국 사면 논란과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둘러싼 혼선이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1~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003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적인 평가를 한 유권자는 51.1%로 전주대비 5.4%P 하락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반대로 부정적인 평가를 한 유권자는 44.5%로 한 주 만에 6.3%P 올랐다.

특히 일간 기준으로 보면 처음으로 50% 벽이 깨졌다. 광복절 특별사면 논란이 불거졌던 12일에는 54.3%를 기록했고, 수도권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했던 13일에는 53.3%를 기록했다. 이어 14일에는 48.3%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다. 한 주 동안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진 셈이다.

리얼미터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 논란과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둘러싼 여권 내 혼선,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수감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 등이 이 대통령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중심의 정책이 중도층 이탈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별로는 인천·경기, 대전·세종·충청, 서울 등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지역에서 하락 폭이 두드러져 재난 대응에 대한 평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30'과 '4050′ 지지율 동반 하락도 눈에 띈다. 20대의 이 대통령 지지율은 43.5%에서 34.4%로 9.1%P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59%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30대 역시 지지율이 49.1%로 전주 대비 1.9%P 하락하며 50% 벽이 깨졌다.

이 대통령의 지지층으로 꼽히는 '4050′에서도 균열이 감지됐다. 40대 지지율은 70%에서 63%로 한 주 만에 7%P 하락했고, 50대 지지율도 66%에서 59.2%로 6.8%P 하락했다.

'2030'의 지지율 하락은 조 전 대표가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 논란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불공정 이슈에 민감한 '2030′ 세대가 조 전 대표 사면을 부당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반면 '4050′ 지지율 하락은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기로 했고, 주식 투자자들의 반대에도 결정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4050′ 세대는 이념적으로 중도·진보 성향이지만, 경제적으로는 왕성한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를 하는 세대"라며 "주식과 부동산 정책에서 악수를 두면 경제 문제에 민감한 '4050′ 세대가 등을 돌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15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조치로 출소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뉴스1

정당지지도는 변화의 폭이 더 크다. 리얼미터가 지난 13~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9.9%로 전주 대비 8.5%P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6.4%P 오른 36.7%를 기록했다. 8월 첫 주에 18.1%P 였던 두 당의 지지율 차이가 한 주 만에 3.2%P로 좁혀졌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특사 비판을 통한 여권 공세, 김건희 여사 수사와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에 대한 반발 등이 보수층 결집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각각 5.2%, 4.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