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개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스1

국회가 정부로부터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보고받았다. 여당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놓은 반면, 야당은 자동차 관세가 15%로 책정된 부분 등을 지적하며 "아쉽다"는 반응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6일 오전 10시 현안질의를 열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대상으로 한미 관세 협상 결과를 들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미국과 관세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한 조건으로 조선업을 포함한 특별전략산업협력펀드 3500억달러를 마련해 미국의 투자를 지원하고, 미국산 에너지를 1000억달러 규모 수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펀드 운용 구조나 비관세 장벽 완화 등 세부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아 협상 결과를 놓고 물음표가 붙었다. 주요 쟁점이었던 쌀시장 개방 여부나 펀드 수익 배분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정부의 설명이 엇갈린 점도 불안감을 키웠다.

협상 결과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자 국회는 협상을 이끈 구윤철 부총리와 김정관 장관을 불러 현안 질의에 나섰다.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선방했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야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사라졌다며 실패한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관세 협상으로 인해 한미 FTA 효과가 사라졌다"며 "관세가 일본은 2.5%였고 우리는 (FTA 덕분에) 0%였는데, 똑같이 15%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별 대가 없이 2.5%를 헌납한 것"이라고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천 의원은 "한국 자동차는 원래 관세가 0%였고, 일본과 유럽연합(EU)은 2.5%였는데, 똑같이 15%가 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자화자찬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도 "EU를 비롯해 경쟁국에 비해 우리가 가지고 있던 우위를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며 "실패한 협상"이라고 평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관세협상 관련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스1

반면 여당은 최선을 다한 협상이었다며 협상단을 격려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2.5%를 지키려면 일본이 양보한 것 이상의 양보를 했어야 했을 것"이라며 "일본은 15%를 위해 쌀시장 개방 등을 양보했는데, 우리는 민간산업을 지켜내는 전략적 교환을 했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서 그나마 선방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다"며 "불리한 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협상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와 김정관 장관은 협상 결과를 놓고 논란이 된 부분들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번 관세 협상으로 인해 한미 FTA 효과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질의에 구윤철 부총리는 "미국 쪽에서 주로 적자가 큰 부분 자동차라든지 철강이라든지 앞으로는 반도체, 의약품 이런 특정한 부분은 미국 무역진흥법 232조에 의해서 품목별로 관세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며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가 15% 부과되는데,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은 원래 관세에서 15%가 더 올라가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한미 FTA 효과가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관세 12.5%를 관철시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할 때 FTA 체결국이기 때문에 12.5%로 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관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정관 장관도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는데, 미국 측이 굉장히 단호하게 15%를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며 "자동차 협력업체 지원이나 R&D 지원을 통해 2.5%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협상 뒷이야기도 전했다. 구 부총리는 투자 규모가 3500억달러로 정해진 과정을 묻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처음에 1500억달러를 제시했고, 미국 쪽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2000억달러를 (추가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