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이 북한 주민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공개됐다.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러시아 고위 인사를 접견하며 외교 무대에 본격 등장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3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과 평양에서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문화·예술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으며, 함께 러시아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이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무대배경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인공기와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장면이 사진으로 걸리면서 주민들에게 처음으로 '전투 중 북한군'의 존재가 시각적으로 전달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이미 러시아 파병을 대내외 공식화한 바 있다. 다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전투 장면을 일반 주민이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도 함께 자리했다. 김주애는 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러시아 측 인사와 접견했고, 류비모바 장관 및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러시아 대사와의 대화 자리에도 동행하며 '외교 수업'을 받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주애는 지난 5월에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 공식 행사에 김 위원장과 함께 동행하면서 공식적인 외교무대에 나타난 바 있다"면서 "이번이 두번째 외교행보로 보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는 승정규 북한 문화상과 류비모바 장관 간 회담이 열렸으며, 러시아 대표단은 평양 해방탑에도 화환을 바쳤다. 해방탑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소련군을 기리는 기념물로, 러시아는 해당 전투에서 약 4만7000명의 소련군이 전사하거나 부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