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9·19 군사합의의 복원보다는 남북간 평화 기류부터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용산 육군회관에 출근한 안 후보자는 "북한은 우리의 적이면서 동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항상 두 가지 시선으로, 다양하고 정교한 방법으로 북한을 봐야 하며 9·19 합의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바로 복원보다는 상황과 여건을 조합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지, 무엇이 가장 평화롭게 사는 방법인지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9·19 군사합의 복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다.

안규백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27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집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안 후보자는 가장 시급한 국방개혁 과제로 군의 사기를 언급했다. 그는 "12·3 불법 계엄으로 인해 우리 군이 많이 상처 입고 자긍심이 많이 상실돼 있다"며 "이 무형의 가치인 정신력과 자신감을 살려주는 일이 어떤 무기체계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긍심은 자신감에서 나오고, 자신감을 살려줘야만 우리 군의 사기가 우리 병영에서 정말 신명나고 신바람 나는 그런 군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언급이나 방위비 인상 요구 등에 대해서는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력 10위 국가이자 국방비 5위 국가"라며 "수동적이기보다 적극적으로, 포지티브(Positve·긍정적) 자세로 국익이 어디있는지 생각하고 국익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답했다.

12·3 비상계엄 세력에 관해서는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5·16 군사쿠데타, 12·12 군사반란 등을 언급한 안 후보자는 "과거 역사 정리가 없었기 때문에 계속 현대의 문명사회를 살고 있으면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며 "척결 없이 소독약만 뿌리고 봉합해서 가면 곪아 터지는 부분이 생긴다. 도려낼 부분은 도려내야 새살이 돋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면 64년 만에 문민 출신 장관이 나오게 된다. 안 후보자는 "지난 40여년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익혀왔던 여러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서 참국방, 진정한 국방을 실현하고, (국군을)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