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경북 포항에서 해군의 해상초계기가 추락한 가운데, 조종사는 추락 1분 전까지 관제탑과 교신했고 비상상황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군은 조류 충돌이나 난기류를 비롯한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30일 해군에 따르면 사고기는 포항기지에서 이착륙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조종사의 기량 향상을 위해 실시되는 이 훈련은 이륙 후 선회해 활주로를 접촉한 뒤 재상승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고기는 제주에 있는 해군 항공사령부 615비행대대 소속이지만, 제주공항에 민항기가 많아 포항기지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사고기는 29일 오후 1시 43분 이륙한 뒤 1차 훈련을 마치고 오른쪽으로 선회하다 오후 1시 49분쯤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사고 1분 전인 오후 1시 48분에도 사고기는 관제탑과 교신했는데, 비상 상황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의 훈련 비행경로도 평소와 같았고 포항기지의 기상상황도 양호했다고 해군은 전했다.
해군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원인 규명에 단서가 될 수 있는 음성녹음장치를 회수했다. 다만 사고기에는 일반 민항기에 탑재돼 있는 블랙박스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군은 이 녹음장치를 분석하는 등 항공기 잔해를 향후 해군항공사령부로 이송해 민간 전문인력이 포함된 합동 사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사고기는 올 연말 기체 창정비(廠整備·전부 분해해 상태를 확인한 뒤 개조·수리하는 작업)를 앞두고 있었다. 앞서 2021년 2월 25일부터 8월 23일까지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에서 기체 정비를 받았다. 해군은 사고 발생 이후 모든 항공기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있으며, 특히 P-3 해상초계기는 특별안전점검을 할 예정이다.
한편, 사고기에 탑승했다가 숨진 승무원 4명은 1계급 추서 진급됐다. 또 정조종사 박진우 중령(이하 진급된 계급), 부조종사 이태훈 소령, 전술사 윤동규 상사, 전술사 강신원 상사 등은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를 거쳐 순직으로 결정했다. 장례는 해군장으로 엄수되며, 6월 1일 해군항공사령부에서 영결식을 한 뒤 대전현충원에 봉안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