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소속 P-3 해상초계기가 포항의 한 야산에 추락하며 탑승해있던 승무원 전원이 숨지는 사고가 29일 발생했다.

해군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해상초계기 승무원들의 시신 4구를 모두 확인했으며 현재 수습 중"이라고 밝혔다. 시신은 포항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기체가 추락한 여파로 인근 산림에 불이 붙어 산불로 번졌고, 소방당국은 헬기 2대와 인력 40여 명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다. 해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민간의 인적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29일 오후 1시 49분쯤 경북 포항 남구 동해면 야산에 해군 해상 초계기 (P-3C)가 추락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뉴스1

해군에 따르면 P-3 해상초계기 사고는 이날 오후 1시 49분쯤 발생했다. 오후 1시 43분쯤 훈련을 목적으로 경북 포항기지에서 이륙했다가 6분 뒤 원인 미상의 사유로 기지 인근에 추락한 것이다.

해군은 참모차장 주관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어 P-3 해상초계기에 대한 비행중단을 조치했다. 해군은 총 16대의 P-3 계열 초계기를 운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신형 해상초계기(P-8 포세이돈)로의 교체를 앞두고 발생했다. 해상초계기는 바다에서 습격할 것을 대비해 군이 운용하는 감시 항공기를 뜻한다. P-3 해상초계기는 해군이 1995년 도입해 30여 년간 운용해 왔다. 해군이 P-3 해상초계기를 운용하며 사고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P-3 해상초계기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기종이다. 해상초계기는 대잠수함전, 해상감시·정찰, 해상 재난 구조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올해 군용기 관련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며 군 기강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엔 공군 KF-16 2대가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 도중 경기 포천 민가 지역에 폭탄 8발을 잘못 투하했고, 지난달에는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강원도 상공에서 기관총 2정과 탄약 500발 등을 떨어뜨리는 사고를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