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행사(5월 9일·전승절)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국정원이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국정원은 국회에 "김정은의 방러 협의는 (북한과 러시아의) '파병 공식화'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만큼 원점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전승절 행사에는 김정은이 직접 참여하지 않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체 인사 참석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국정원은 이어 "김정은이 참석하려면 몇 주 전부터 경호 등이 관측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봐선 (참석 인사가) 김정은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파병 사실을 공식화한 배경을 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후 동맹 관계를 펴려는 김정은과, 극적인 성전(聖戰)의 모양새가 필요한 푸틴의 입장이 절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북한은 공세적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정식 교전국 지위 행사를 하고 러시아 뒷배를 업어 도발 등 행보가 예상된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미 관계와 관련해선 "북한은 미국에 최강경 대응 전략 아래 (미국의) 태도 전환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접촉 동향은 확인되지 않지만,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자제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유화 메시지를 발신 중이기 때문에 북미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중 관계에 대해 "북한은 중국과는 러-우크라 종전에 대비한 '리스크 헤징'(위험 회피) 차원에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의 '북한 길들이기'가 지속해서 진행돼 답보 상태에 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