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파병 감사 성명을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북한 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 참가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전문을 보도했다. 이 성명은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렸다.
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북한의 파병에 대해 "국제법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작년 6월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4조에 따른 것"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지도부, 북한 주민에게 "진심으로 되는 사의"를 표하며, "러시아를 위하여, 우리 공동의 자유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조선의 영웅들을 러시아의 전우들과 꼭같이 영원히 추억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신문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이 북한군의 전공에 관해 "높이 찬양했다"는 내용도 비중 있게 다뤘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지난 26일 푸틴 대통령에게 쿠르스크 작전 종결을 보고하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 집단을 괴멸시키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줬다"며 "전투마다 용감성, 영웅주의를 발휘하였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조선의 벗들이 보여준 연대성은 우리의 쌍무관계가 높은 동맹자적 수준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마리야 자하로바 외무성 대변인), "조선인민군이 러시아 영토를 해방하는 데 실질적이면서도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러시아과학원 상급연구사)는 등의 발언도 소개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이 읽는 노동신문에서 러시아 파병 장병들의 성과를 알린 것은 김정은의 파병 결정이 정당했다고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동안 파병 장병의 가족을 격리하는 등 관련 정보를 다른 주민들에게 숨기려 했다. 그러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 등이 북한 내부에 퍼지면서 민심이 동요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