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가 중간 지점을 지나면서 주자들의 네거티브 공방전도 본격화했다. 상대 후보의 외모 등 신상공격부터 과거 의혹까지 꺼내들면서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다.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후보인 나경원(가운데)-한동훈(오른쪽)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1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서 자신의 짧은 정치 경험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저는 다른 분들하고 달리 탈당한 경험도 없고, 제가 특활비(특수활동비)를 집에다 갖다준 경험도 없지 않냐"며 "그런 게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후보의 '탈당'과 '특활비' 언급은 홍준표 후보를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지난 2020년 3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2021년 6월 국민의힘에 복당한 바 있다. 또 홍 후보는 2015년 5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에 국회운영위원장을 겸했는데, 매달 4000만~5000만 원을 국회대책비로 받아서 쓰다가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고 했다"는 글을 올렸고, 공금 횡령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한 후보는 홍 후보가 전날(20일)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12·3 비상계엄을 '2시간의 해프닝'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한 후보는 "코로나 때보다 자영업자들과 상인들의 상황이 더 나쁘다는데, 피해가 아무것도 없는 해프닝이라고 누가 생각하겠냐"고 반문했다. 또 "(계엄 사태, 탄핵에 대해) 당당하게 말씀하셨던 분들이 어제는 사실상 다 도망가시더라. (본선에서) 도망가는 게 가능하겠나"라고도 했다.

홍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미지 정치에만 몰두하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한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이미지 정치하지 마라'고 하면 얼마나 모욕감이 들겠나. 그래서 돌려서 얘기한 것"이라며 "돌려서 얘기했는데 B급 질문이라고 하면 캠프 자체가 'B급 캠프'"라고 했다. 전날 토론회에서 외모 관련 질문이 논란이 되자 이같이 해명한 것이다. 홍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한 후보에게 "키도 큰데 왜 키높이 구두를 신나", "청년의꿈(홍 후보 지지자 소통 플랫폼)에 '생머리냐, 보정속옷을 입었느냐'는 질문이 있는데 유치해서 하지 않겠다" 등 외모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나경원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신경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안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경선 B조 토론을 혹평하며 "역대급 자폭 토론'이었다. 체제 전쟁, 이념 정당, 마치 1980년대 '군사정권 민정당 시대'로 돌아간 듯한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비판했다. 이에 나 후보는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다니는 뻐꾸기 그만하시고, 차라리 탈당해서 안철수당 만들어 갈 길을 가시라"라고 반격했다. 이에 안 후보는 "우리 당 이름은 '국민의 힘'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며 "당권에 욕심이 있으셔도 우리 당 이름은 제대로 아셔야죠"라고 반격했다. 안 후보는 이날도 페이스북에 "이게 당대표 선거입니까? 정신들 차리십시오!"라는 글을 다시 올리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이틀간 1차 경선 통과자 4명을 추려내기 위한 여론조사에 돌입한다. 결과는 22일 오후 7시쯤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