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국회를 다시 찾았다. 지난 9일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지 이틀 만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사무실들을 돌며 의원과 보좌진에게 인사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당내 '우군'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5년 만에 복당한 그는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의원실을 찾았다. 김 전 장관은 지난 9일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국민의힘에 입당 원서를 제출하고 5년 만에 복당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020년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며 자유한국당(옛 국민의힘)을 탈당했었다. 이후 당 소속 의원들과의 교류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의원실을 돌며 근무 중인 보좌진에게 "잘 부탁드린다"라고 인사하며 일일이 악수했다. 일정이 빠듯한 탓에 10층과 9층에 있는 의원실만 찾았다. 친윤(윤석열)계 또는 중도 성향의 김석기·박성민·강명구·한기호·추경호·임종득·김성원·김위상·김정재·박충권·김선교·서일준·김종양·이양수·윤영석·김상훈·김태호 의원실은 물론, 친한계로 분류되는 조경태·김형동·배현진·박정훈·고동진·안상훈 의원실, 홍준표 대구시장 대선 캠프 합류를 예고한 김대식 의원실도 방문했다.

김 전 장관은 의원들을 만나 "갑자기 나타나서 죄송하다. 많이 도와달라"라고 요청했고, 의원들은 그의 대선 출마를 응원했다.

전임 원내대표를 지낸 추경호 의원은 "인상 자체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올곧게 살아온 분"이라며 "시민운동과 정치인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어서 국민의힘의 여러 경쟁력 있는 후보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응원을 보낸다"고 했다. 한기호 의원은 과거 인연을 회상하며 "누구보다 안보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고, 소신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크기 때문에 존경하는 분"이라고 했고, 김종양 의원은 "필승하시길 박수로 응원한다"고 했다.

'군 장성 출신'인 한 의원과는 '징병제'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김 전 장관은 "한국의 젊은 자원이 급속하게 줄고 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징병을 하더라도 행정 등 부수 지원은 군무원이나 PMC(민간군사기업, private military company)로 하는 방식 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여성 징병제'에 대해선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했다.

고용진 의원실을 방문해선 AI반도체'에 대해 고 의원과 의견을 나눴다. 고 의원과 회의 중이던 AI반도체 스타트업 '하이퍼엑셀'의 김주영 대표에게는 "정치권에서 도와주면 가장 좋은 게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묻기도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실을 방문, 고 의원과 반도체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장관은 의원실 방문 후 "국회의원들이 지역 민심을 듣고 자기 나름대로 마스터 플랜을 세워서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관심을 갖고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의원실과 사전 조율 없이 방문해 "깜짝 놀랐다"는 의원실 관계자들 반응도 있었다. 지역구 일정 등으로 의원실에 없는 의원들도 많았다. 김 전 장관 경선 캠프인 '승리 캠프' 관계자는 "원래 의원들보다도 보좌진에게 인사하려고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