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출마 선언에 대해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건 알겠는데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직격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1일 울산시 남구 명화공업 울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울산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HD현대중공업·조선업 협력사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 출마 선언을 어떻게 봤나'라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퇴장하게 됐는데 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이 쓴 결정문을 보면 사실상 퇴장 명령을 받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이 전 대표"라고 날을 세웠다.

보수진영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부진 타개 방안에 대해선 "제가 계엄을 막았다. 그래서 이재명의 민주당 쪽에서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엄에 대한 책임 추궁에서 더 자유롭고 떳떳하다. 보수는 계엄을 저지한 사람들이기도 하다"라며 "그 마음을 받아서 반드시 이재명의 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 제가 말씀드리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로 가겠다는 의지로 뭉친다면 우리가 이긴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당내 일각의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 조치 요구에 대해선 "이미 헌재 결정이 났다"며 "왈가왈부하거나 주변에서 얘기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차출론에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 상황이 녹록지 않고 정부의 제대로 된 대응이 필요하다. 한 총리가 그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며 "본인이 말씀을 안 하는데 주변에서 (출마를 요청해서) 집중력을 흩뜨려 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울산과 부산 방문에 나섰다. 우선 오전에는 울산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방문해 근로자들을 만났고, 오후 HD현대중공업·조선업 협력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 전 대표는 대권 도전 선언 후 울산을 첫 방문지로 찾은 이유에 대해 "조선과 자동차의 심장인 울산에서 트럼프 관세 상황으로 어려운 업계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우리 정치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드리려는 목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간담회에서 "현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쇼크를 맞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실력 있는 나라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고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며 "그것을 위해 기업은 전력을 다해 주시고, 기업이 할 수 없는 싸움은 정치와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기업이 트럼프와 중국을 상대하기 어렵다. 출마 선언에서 '미래성장 2개년 계획'으로 대통령이 직접 경제를 챙기겠다고 했는데, 이런 시대에 강력한 경제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으로 이동해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