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이번 대선을 대한민국이 새 희망의 미래를 여는 레벨업의 전기로 만들겠다"며 'K-이니셔티브'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이 전 대표는 K-컬쳐, K-민주주의 등 대한민국이 선도하는 영역을 K-이니셔티브로 통칭하고 있다.
특히 K-이니셔티브를 통해 "냉혹한 글로벌 전장(戰場)에서 생존하기 위해, 이제 '모방'에서 '주도'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자"고 했다. 대선 경선 캠프의 인선도 완료했다. 이 전 대표는 경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에 5선의 윤호중 민주당 의원을, 총괄본부장에 3선의 강훈식 의원을 인선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비전 및 캠프 인선 발표식에서 "이번 대선은 단순히 5년 임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향후 5년은 대한민국의 국운(國運)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대통령의 내란마저 이겨내고 세계 속에 우뚝 선 위대한 나라임을 증명할지, 파괴와 퇴행의 역주행을 계속할지 결정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고 했다. 일부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로도 '윤심(尹心)'을 놓지 못하자, 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K-이니셔티브, 모방에서 주도의 기술로"
이 전 대표는 전날 대선 출마 영상에 이어 이날 비전 발표에서도 'K-이니셔티브'를 강조했다.
그는 'K-이니셔티브'의 비전으로 "'모방의 기술'로 이룩한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스템을 '주도의 기술'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양적 성장'에만 매달리던 '기능 중심 사회'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를 고심하며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가치중심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의 부는 기업이 창출… 정부 역할이 중요한 시대"
이 전 대표는 3년 전 20대 대선 당시와 국제 경제 질서 또한 완전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발표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쟁에서 국가의 경계가 사라졌다"며 "경제적 경쟁 활동을 하는 각 기업들이 초거대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해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의 부는 기업이 창출하고, 국가 간 경쟁을 넘어선 글로벌 경쟁은 기업이 한다"며 "그래서 국가 단위의 지원과 투자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기업들이 이익을 독식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잘사니즘·실용주의 강조… "반 걸음 앞선 선도자 되야"
앞서 주장해 온 '잘사니즘'과 '실용주의'도 재차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잘사니즘의 비전을 제시했던 이유도 다르지 않다. 스스로의 눈으로 세계를 읽어내는 힘을 길러야 하고, 스스로의 선택으로 판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잘사니즘은 그동안 이 전 대표가 강조해왔던 '먹사니즘'의 발전된 개념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기존의 '먹사니즘'을 '잘사니즘'으로 발전시켜 제안한 뒤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먹사니즘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면, 잘사니즘은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것'을 말한다.
이 전 대표는 최근 4개월간의 탄핵 정국을 '최악의 위기'라고 칭했다. 그는 "내란 종식은 우리가 이룬 위대한 성취의 첫걸음에 불과하다"며 "K-민주주의와 K-컬쳐 콘텐츠, K-과학기술과 K-브랜드까지 세계문명을 선도하는 소프트파워 강국,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없는 길을 만들어 걸어온 저 이재명이 위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로서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길을 열겠다"며 "'K-이니셔티브'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지금은 이재명' 슬로건으로
한편 이번 대선에서 이 전 대표의 메인 슬로건은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브랜드 슬로건은 "지금은 이재명"이다.
캠프 측은 메인 슬로건에 대해 '어떻게 선거에서 이길 것인가' 보다 '어떤 변화를 만들 것인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또 브랜드 슬로건인 '지금은 이재명'은 이 후보 개인의 경쟁력인 추진력·결단력·유능함으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세계를 선도하는 'K-이니셔티브'를 이끌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이 전 대표는 캠프 주요 보직 인선도 공개했다. 캠프 선대본부장은 윤호중(5선) 의원이 맡는다. 총괄본부장에는 강훈식(3선) 의원이 선임됐다. 공보단장과 상황실장에는 각각 박수현(재선)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한병도(3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임명됐다. 정책본부장은 윤후덕(4선) 의원이, 정무전략본부장에는 김영진(3선) 전 당 사무총장이 맡는다. 후보 비서실장과 캠프 대변인에는 각각 이해식(재선) 전 수석대변인과 강유정(초선) 현 원내대변인이 기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