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유력 대권주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향후 '범보수 빅텐트'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연정은 통합의 좋은 수단"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출마선언문에서도 "지금 대한민국은 근래에 경험해 보지 못한 혼란에 빠져 있다"며 "대통합이든 대연정이든 나라가 잘되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대연정을 할 경우 '대화'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정의 범위를 빅텐트라고 한다면 무엇을 서로 연정할지 더 구체적인 합의안이 있어야 한다"며 "DJP연합(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가 1997년 15대 대선에서 단일화 후 정권을 출범시키고 3년간 연립 내각을 구성한 것)도 연정 중 하나였는데 그런 정도로 상당히 큰 합의가 필요하지 않나. 이런 점은 여러 정치 상황을 고려해서 모색해야 한다. 그 모색 방법은 항상 대화를 통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와의 연합의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하다면 좋은 것 아니겠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른 후보와의 연합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어 "그러나 후보가 많다고 해서 억지로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과정을 거치겠다"고 했다.

보수 진영에서 커지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차출론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전 장관은 "한 대행은 평생을 훌륭한 공직자로 살아왔다. 그래서 옆눈을 잘 팔지 않는 공직자이고, 앞을 보고 가지 두리번하는 경우가 없다"며 "권한 대행 역할을 잘 수행할 줄로 알고 있고 듣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 대행이 출마를 위해서 그만두신다고 할 경우에는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나라의 리더십이 흔들리는데 이 속에서 본인이 대통령 출마하겠다고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불출마해야 한다는 의미인가'라는 해석에 대해 김 전 장관은 "출마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게 아니라 그분은 매우 반듯하고 앞만 바라보고 가는 훌륭한 공직자라고 말했다"며 "누구라도 이재명 대표를 이길 수 있으면 좋은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장관 측 승리 캠프 관계자도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에 의해 한 대행이 탄핵되면서 '대행의 대행 체제'가 시작됐고, 그로 인해 국정 대응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과 위치를 굳건히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김 후보는 국정의 중심을 잡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해 줄 것을 기대하는 마음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