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 정의가 똑바로 서고 깨끗한 사람이 정치하는 세상을 만들겠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중도 확장성에 대해 "중도란 약자를 보살피고 약자를 위해 보살피는 게 중도"라며 "살아온 길을 봐달라"고 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장관은 장관직을 사퇴한 지 하루 만인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선언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설 수 있는 강점이나 외연확장 전략을 말해달라'는 질의에 "저는 좌와 우와 중도 모든 것을 삶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왔고 통합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또 "저는 원래 (대선 출마 계획이) 없었는데 절박한 나라의 상황과 국민의 부르심에 따라 나왔다. 저는 아무런 욕심이 없다"며 "다시 위대한 대한민국, 약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 정의가 똑바로 서고 부패한 자는 감옥에 가고 깨끗한 사람이 정치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하는 자리에선 청년대변인에 임명된 서울대 교육학과 재학생이자, 서울대 시국선언 대표인 김민섭씨가 나란히 섰다. 김 전 장관은 김 대변인을 가리키며 "정년 연장을 하면 청년이 어떻게 되겠나. 청년은 노조도 없다. 이런 사람들 이야기를 누가 들어주나"라고 했다.

그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해온 만큼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대한 입장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위법한 부분에 대해선 재판이 진행 중이고, 윤 전 대통령이 지난 번에 한 비상계엄은 위헌이라는 헌재 판결이 났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윤 전 대통령 출당이나 제명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지에 대해선 "대통령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은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할 것이기 때문에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또 "윤 전 대통령의 정책을 전부 재검토해서 이어갈 수 있는 건 이어가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잘못된 것은 고치겠다"고 했다. 김 전 장관은 출마 선언문에서 "국민에게 불편을 안겨준 의료개혁 문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 완벽하게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취재진과 선거 캠프 관계자, 지지자들 100여 명이 모이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출마 선언 회견이 진행됐다. 재선 박수영, 초선 인요한 의원 등 현역 의원 2명이 함께했다. 국회를 찾은 지지자들은 김 전 장관이 국회를 떠날 때까지 "김문수 대통령" "김문수 화이팅"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이날 김 전 장관은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과 면담하고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선거 캠프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에는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후원회장은 이용구 전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을 임명했다.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선거 명당으로 꼽히는 여의도 대하빌딩에 경선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