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외부 행보'가 활발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절차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비율이 높아지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대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500조 펀드' 제안한 吳... 경제 이슈 선점 의도

오 시장은 6일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500조원 규모의 '다시 성장(KOGA)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최근 규제 철폐와 성장 담론을 중심으로 광폭 경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이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경쟁력을 결정할 골든타임"이라며 "첨단산업을 위해 500조원 규모의 KOGA(KOrea Growth Again) 펀드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AI, 반도체, 양자, 바이오, 우주산업 등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없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은 약 29조6000원에 불과하고 선도형 R&D 지원 예산도 4조3000억 원으로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KOGA는 지난 4일 '기업 중심 성장 지향형 규제 개혁' 포럼에서 자신의 기조연설 주제(KOrea Growth Again)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판 엔비디아' 발언을 하면서 미래 첨단 산업 투자를 위한 50조원 규모의 국부펀드 혹은 국민펀드 조성을 언급해 뭇매를 맞았는데, 오 시장이 비슷한 제안을 한 셈이다.

아울러 오 시장은 '개헌 띄우기'에도 가세했다. 개헌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 대표를 압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분권형 권력 구조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개헌에 공감하는 여야 의원이 모두 참석하는 '국민 개헌연합'을 만들자고 했다.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개헌론이 분출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화답하지 않고 있다. 정계 선후배가 함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연합, 연합이 어렵다면 협의체 형태로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 드린 것"이라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개헌 논의에 대해 '때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 신촌 대학생들 만난 韓... "임기 단축 개헌 필요"

전날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북콘서트를 통해 지지자들과 만난 한 전 대표는 이날 신촌에서 대학생들과 만났다. '대학생 시국포럼 : 제1차 백문백답 토론회'에 참석한 그는 여야의 극단적인 대립을 끝낼 '시대 교체' 대안으로 개헌을 제시했다.

한 전 대표는 "1987년 이래 계엄과 탄핵이 헌법에 있었지만, 몇십 년 동안 안 하다 몇 년 새 다 하고 있다"며 "(정치가) 싸우다가 주변에 냄비, 곡괭이를 다 던지는 '정글 게임'이 됐다"고 했다. 이어 "이 시스템을 (그대로) 둔다면 상황이 더 잔인해지고 엄혹해 질 것"이라며 "그걸 바꾸기 위해 이번에 리더가 되는 사람은 본인의 임기 단축을 약속하고 그에 맞춰서 선거를 하겠다는 희생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2·3 계엄사태 과정을 회고하며 "계엄을 막으려 나서는 순간 속된 말로 '나는 엿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우리 보수가 어렵사리 배출한 대통령이 한 계엄을 여당의 대표가 가장 앞장서서 막은 것이 괴로웠다"고 당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AI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 AI연구원에서 열린 'AI G3 도약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安, 경험 살린 'AI 행보'... 李 엔비디아 발언 겨냥, "가능성 無"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강서구 LG AI 연구원을 찾았다. 당 AI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안 의원은 이날 LG, 네이버, 카카오 등 AI 업계 관계자들과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방법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기술 혁신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K엔비디아 지분 30% 공유' 발언을 두고 "실행 가능성 없는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 지분 30%는 1200조원 정도로 국민 연금보다 많다"며 "국민연금을 모두 쏟아붓고도 모자라 국채를 내고 빚을 내야 지분을 획득할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이 더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실력만 가지고 있으면 경쟁을 통해 대기업도 이길 수 있는 공정한 시장 구조를 만드는 사회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이 대표가 AI 등 미래 산업 현안을 주제로 공개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 "아직도 야당으로부터 답이 없다"며 "빠른 시간 내 답을 주길 기다린다"고 압박했다.

개헌 촉구 목소리도 이어갔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대토론회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대통령을 뽑고 한국은 5년제 왕을 뽑는다. 그래서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견제 받고 주지사로부터 견제를 받지만 한국 대통령은 견제 받는 곳이 없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시도지사 모두 대통령 아래"라고 지적했다. 이어 "87체제 하에서 감옥에 간 대통령이 무려 다섯 분"이라며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문제다. 그래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