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개헌론에 공감하는 여야 인사들이 동참하는 '국민 개헌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계엄사태와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취지다. 여야 정치 원로들도 한목소리로 개헌을 촉구했다. 개헌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개헌 연대'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대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분권형 권력 구조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가 개헌 추진에 대해 관심을 표하지 않고 있는데 압박하는 차원에서 '국민개헌연합'을 여야가 포함해 국민께 호소한다면 좋은 개헌의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연합까지 이르지 못한다면 '국민개헌협의체'라도 만들어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론이 분출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화답하지 않고 있다. 정계 선후배가 함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국민개헌연합, 연합이 어렵다면 협의체 형태로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지방분권형 개헌' 구상도 재차 소개했다. 오 시장은 1987년 헌법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집권적인 국가체계를 허물고 지방정부로 권한을 대폭 이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권한을 외교·안보와 국방 분야에 한정하고 내치는 지방에 위임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을 5개의 초광역 경제권으로 나누고,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경제 중심지로 만들어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자는 '성장 모델'로도 삼고 있다.

오 시장은 "예를 들어 어떤 초광역 경제권은 영어를 공용어로 써서 싱가포르 분위기로 만들어 보겠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기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며 "그러면 10년간 머물러 있는 국민소득도 5만 달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좋은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 정국 이후 여권은 '개헌론'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내 개헌특위(주호영 위원장)를 출범해 개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반면 민주당은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소극적인 기류다.

이에 여야 정치 원로들도 한데 모여 헌법개정 범국민결의대회와 서명운동을 벌이고, 연속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개헌론 동참을 주저하는 이 대표를 압박하는 목소리들이 분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 대통령이 다 됐다고 착각하는 이 대표를 여론으로 압박해야만 이게(개헌이) 성사될 것"이라며 "원로들과 함께 힘을 합쳐 반드시 헌법개정을 통해 상생하는 정치,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야권 원로와 비명계 인사들도 강한 수위로 민주당을 비판했다.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은 "(대통령들이 개헌을) 약속해 놓고 모두 안 했다"며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먼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조속히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권노갑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장은 "(87체제) 헌법은 이미 죽은 헌법"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이 일을 추진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민주당이 주저하고 머뭇거리는 데 대해 민주당 원로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분한 일"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제왕적 대통령제와 거대 야당의 국회가 충돌하면 파멸로 치달은 게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불행하게도 이번 내전은 단기간에 끝내지 않을 것 같다"며 "내전의 배경인 제왕적 대통령제, 양당제 이대로 가져가겠다는 것은 내전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김두관 전 지사 역시 "지금 5년 단임제를 하자는 것은 내전 종식할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큰 결단을 해서 선거법을 바꾸는 데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