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연금개혁 쟁점 사안인 '자동조정장치 도입' 문제는 추후 논의하고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등 모수개혁부터 추진키로 6일 뜻을 모았다. 여당이 '자동조정장치 우선 논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고, 야당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받는 돈의 비율) 조정을 '43%'로 긍정 검토키로 하면서 접점을 찾은 것이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국정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 권성동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진성준 정책위의장. /뉴스1

국민의힘 권성동·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3+3(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국민의힘 김상훈·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밝혔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이번 모수개혁 과정에선 자동조정장치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연금특위가 만들어지면 구조개혁과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며 "모수개혁은 보험율과 소득대체율에 한정해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모수개혁 논의가 시급하다는 판단하에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자동조정장치는 특위가 발족될 때 논의키로 하고 이번 연금법에서 모수개혁을 선(先) 합의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민주당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여당이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추후 구조개혁 과정에서 논의키로 물러서면서, 소득대체율(받는 돈의 비율) 조정에 대한 여야 이견은 2%p(포인트)차이로 사실상 좁혀졌다. 김 정책위의장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를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야는 보험료율(내는 돈의 비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는 데 잠정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 인상률과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여당은 자동조정장치(기대수명·가입자 수 변화 등과 연동해 연금액 정기 인상률을 조정하는 제도) 도입을 전제로 소득대체율 42%~43% 조정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소득대체율 44∼45% 인상을 요구하며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경우 국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며 맞서왔다. 정부·여당은 야당이 조건 없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수용해야 소득대체율을 유연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추경과 관련해선 추후 회동에서 정부·여당이 구체적인 입장을 낼 예정이다.

김 의장은 "오늘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불참해 정부 측과 먼저 협의해보고 시기, 규모 등에 대해 추후 한번 더 논의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행은 민주당이 최 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에 반발하고 있어 이날 논의에서 빠졌다.

여야정은 앞서 1차 국정협의회를 통해 추경 편성 방향 3가지(민생·미래산업·통상 지원)원칙에는 뜻을 모았지만, 규모와 세부 항목에서 이견을 보여왔다.

특히 민생 지원 부분에서 여당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핀셋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 캐시백 확대 ▲소상공인 1인당 100만원 규모 에너지 바우처 ▲기초수급 및 차상위 대상 25~50만원 선불카드 지급 ▲영세 소상공인 노후 시설 개선 및 장비 구입 비용 최대 200만원 지원 등을 제시했다.

반면 민주당은 총 34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내놨다. 민생회복 예산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13조1000억원), 지역화폐 할인(2조원) 등도 담았다.

반도체특별법을 두고는 이날도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여야는 반도체 산업 지원에는 공감하지만,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 조항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당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직에 한해 근무시간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타 업종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진 의장은 "더 시간을 갖고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합의가 안 될 경우 반도체특별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