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제2차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이종욱, 박성훈 의원이 천연니코틴과 합성니코틴이 들어간 액상형담배를 살펴보며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담배'로 규정하고 규제하자는 취지의 담배사업법 개정안 논의가 또다시 불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는 18일 담배사업법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소위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개회 20여분 만에 산회했다.

담배 규제에 적용되지 않아 번화가에 난립한 합성니코틴 판매 매장에 일반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논의 진행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는 이날 소위에서 담배 판매 권리와 관련해 기존 담배판매권이 있는 소상공인은 일반 담배와 함께 합성니코틴 담배도 판매할 수 있지만, 담배판매권이 없는 합성니코틴담배 판매업자는 규제 유예기간 동안 일반 담배는 판매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합성니코틴 판매 업체들에도 일반 담배 판매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소위 위원장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계속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한 사람도 억울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 정부, 담배 규제 2년 유예하는 '포용안' 제시

정부는 이날 소위에서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소상공인의 사업 구조 개편을 돕기 위해 판매 거리 제한 규제는 2년 유예하고,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담뱃세도 2년 간 50% 감면하는 내용의 단계별 규제 도입 방안을 보고했다.

담배사업법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보고서에서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와 관련해 "사업자 규제와 동시에 과세 시행이 필요하다"면서 "과세형평성 고려 시 원칙적으로 액상 천연니코틴 전자담배와 동일 세율 적용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과세에 따른 소규모 사업자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과세 초기에는 일부 감면(2년간 50%)하는 방안을 고려 가능하다"는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일반 궐련단배 1갑(20개비)에는 총 3323원의 제세부담금이 붙는다. 기재부는 이와 비슷한 수준인 3275원(일반담배 20개비에 준하는 1.6㎖ 기준)을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 제세부담금으로 부과할 계획이다. 다만 과세 초기 2년 동안은 업계 부담을 덜기 위해 제세부담금을 1800원 수준만 받겠다는 것이다.

담배판매권 중첩(거리제한) 문제와 관련해선 합성니코틴 액상 전자담배 소매인의 자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법 시행까지 2년의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했다. 매장 임대차 계약 기간을 고려해 2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자발적으로 사업을 정리할 수 있도록 계도하겠다는 취지였다.

◇ "담배판매권 없는 합성니코틴업체도 일반담배 판매 허용하자"

하지만 이날 소위에선 2년 유예기간 동안 합성니코틴담배 판매업자들이 일반 담배를 팔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기재부는 기존 담배판매권을 보유한 매장은 합성니코틴 담배를 판매할 수 있지만, 담배판매권이 없는 합성니코틴담배 매장은 일반 담배를 판매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기존 궐련 판매하던 사람은 합성니코틴담배를 팔 수 있게 되니깐, 합성니코틴담배 팔던 사람도 궐련(일반) 담배 팔면 안 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정태호 위원장은 "정부가 계속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다시 논의하자. 한 사람도 억울한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고 산회를 선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소위 논의가 무산되면서 청소년이 학교 앞 합성니코틴전자담배 자판기와 온라인 등으로 합성니코틴 담배를 구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은 미궁 속으로 들어갔다.

한 국회 기재위 관계자는 "22대 국회 내 처리가 가능할 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 위원장이 언급한 '한 사람도 억울한 사람이 없는 개정안'이라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인가"라며 "법 처리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민건강권 증진을 위해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해서도 일반 담배와 같이 규제하는 게 맞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법 개정을 위한 설득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