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명태균 리스크'가 커질 경우 김건희 여사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판단해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를 밀어붙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망상소설"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은 명태균의 황금폰이 세상에 공개될 경우 자신과 김건희가 치명상을 입을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막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금폰에 들어있는 온갖 녹취와 증거를 막고, 자신과 김건희의 처벌을 막으려면 한동훈을 비롯한 반대파를 싸그리 숙청하고 영구집권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15일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구속되고, 황금폰을 공개한다고 밝힌 이후 비상계엄 준비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또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계엄 선포 무렵 김 여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 비상계엄의 핵심 인물인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 수첩 등을 근거로 김 여사가 비상계엄에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노 전 사령관 수첩에 '헌법 개정(재선~3선)', '3선 집권 구상 방안', '후계자는?' 등의 문구가 적힌 것을 언급하며 "비상계엄 성공시 헌법과 법을 개정해 3선 집권을 구상했고, 후계자도 지명해 영구집권을 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일부는 비상계엄 당시 실행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허황된 계획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또 김 여사가 비상계엄 전날 조 원장에게 두 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두고는 "김건희가 광범위하게 국정에 개입했고, 비상계엄의 준비와 실행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정권의 최고실세이고, 황금폰 공개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이해당사자인 김건희가 나서지 않았을 리 없다"며 "조태용 국가정보원장과 무슨 내용의 문자를 주고받았는지, 별도 통화는 없었는지, 있었다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등을 수사를 통해 자세하게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태균 게이트 수사는 12·3 비상계엄의 동기를 밝히는 핵심"이라며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켜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에서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나 압수수색도 없는 등 수사가 지지부진하므로 특검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태균 특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선 "명태균 게이트 탓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는데 그 진실을 덮어버리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계엄과 명태균, 김건희의 관계를 가장 명확히 풀 수 있는 건 명태균 특검법밖에 없다"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내란 특검과 명태균 특검 연루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힘은 당당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특검을 수용해 줘야 하지 않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명태균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여당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합의안을 마련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27일 정도 본회의 통과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그전까지의 행태와 다르게 전향적인 의견이 있는지 기다려 봐서 필요하다면 수정 반영도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 "망상소설"이라고 맹비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연관성도 없는 노상원 수첩, 명태균 황금폰,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의 느낌을 멋대로 연결시켜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며 "민주당이 특검법을 관철시키기 위해 내놓은 뇌피셜, 공소장에 들어있지도 않은 내용을 갖고 쓴 망상소설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비상계엄과 내란 프레임의 약효가 떨어지니 이제 명태균 프레임으로 이동하기 위한 것"이라며 "얕은 수법"이라고 덧붙였다.
'명태균 특검법' 협의 가능성에 대해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특검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며 "(명태균 특검 추진은) 정국을 다시 급랭시킬 수 있다. 협치하자는 것인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분열적"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내란 특검법' 재표결 시점은 더 고심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3월 초 정도에 나오지 않겠나"라며 "재표결 시점을 탄핵심판 이후로 잡지는 않았다. 정무적으로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특검의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 등을 고려해 재의결을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