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만났다. 이 대표 중심의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이 비명(非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계속 나온 만큼, 당내 계파 갈등을 봉합하려는 취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김 전 지사 외에도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만날 계획이다.
이 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김 전 지사를 만나 "민주당이 더 크고 넓은 길 가야 한다는 김 전 지사의 지적이 완벽하게 옳다"며 "헌정 수호와 내란 극복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지난 7일 허용된 김 전 지사의 복당을 축하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당원들과 함께 고생하다가 다시 당으로 돌아온 김 전 지사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현재 대한민국에 반국민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는데 헌정질서 유지하는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게 정말 중요하다. 손잡고 같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화합과 혁신을 강조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김 전 지사는 "어지러운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게 우리가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면서 "시대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더 넓고 강력한 민주주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더 다양해져야 하고, 다른 목소리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는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며 "우리당의 정체성이나 노선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은 토론과 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당원들도 함께 토론하고 의견 제시할 수 있게 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그동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극 체제'와 '정당 사유화'를 직접 언급하며 친명계 중심의 당 운영 방식을 비판했다. 여기에 임종석 전 실장 등 비명계 인사들이 이 대표의 일극 체제를 겨냥하는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와 총선 과정에서 치욕스러워하며 당에서 멀어지거나 떠나신 분들이 많다"고 했고, 복당이 허용된 지난 7일에는 "나의 복당이 우리 당이 '더 큰 민주당'으로 가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한편 이날 1시간30여분간의 회담 이후 이 대표 수행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계엄 관련해서는 김 전 지사가 원포인트 2단계 개헌 관련해 지속 말했고, 이 대표가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될 때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