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맞은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 관련 긴급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들고 온 팔레스타인기와 미대사관의 성조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가자지구 구상'을 비난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횡포 무도한 강탈자, 이것이 미국이다" 제하의 논평에서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자결권, 영토 완정은 미국의 흥정물이나 희롱 거리로 될 수 없다"면서 "지금 세계는 미국의 폭탄선언으로 죽 가마 끓듯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어 "살육과 강탈로 생존하는 미국의 태생적 본성, 패권적이며 침략적인 세계 지배 야망은 지나간 역사로가 아니라 바로 가자의 오늘로써 명백히 증명되고 있다"며 "결코 가자 지대에 한한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가자지구 미국 인수 및 개발 구상'(가자지구 구상)을 공개했다.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으로 이주시킨 후 미국이 가자지구를 재건하고 개발하겠다는 게 골자다.

북한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줄곧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그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제 마음대로 국제 규칙과 질서를 만들어내면서 유일 초대국으로 군림하던 일극 시대도 이미 지나갔다"며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망상에서 깨어나 다른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주권을 침해하는 짓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