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친명(親이재명)계 최대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이하 혁신회의)가 회비를 내는 회원 모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회비 50만원 이상을 납부하는 '상임위원' 외에 연 1만원을 내면 '혁신위원'이 되는 식이다. 탄핵 사태로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 시계가 빨라진 가운데, 출마하려는 이들로부터 회비를 받고 '찐명 보증서'를 주는 거란 말이 나온다. 몸집을 키워 현역의원 중심 지역 조직에 대항할 거란 관측도 있다.

지난해 4월 29일 국회에서 원외 친명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주최한 총선 평가 및 조직 전망 논의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당시 박찬대 원내대표와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 출마했던 조정식·추미애·정성호·우원식 의원 등이 일제히 참석했다. /연합뉴스

24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혁신회의는 최근 광역 조직을 중심으로 '혁신위원' 모집 작업을 시작했다. 최종 목표치는 5만명 규모다. 회비는 연 1만원이며, 민주당 일반당원 또는 권리당원이 아니어도 무방하다. 의결권은 없다. 조직 내 최고 의결기구인 혁신공동회에서 최근 이러한 내용을 확정했다고 한다.

현재 '상임위원' 1인당 연간 회비는 '50만원 이상'이다. 수뇌부에선 5천명을 목표로 상임위원을 상시 모집 중이다. 이 돈을 내면, 일종의 총회 개념인 혁신공동회의 의결권이 주어진다. 조직의 주요 행사 개최, 현안 관련 기조 등을 의논할 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현역 의원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만큼, 유료 회원을 최대로 끌어올려 재정을 확보한다.

혁신회의는 이 대표 '전위대' 또는 '친위조직'으로 불려온 원외 모임이다. 2023년까지만 해도 원내 기반이 없는 인사들로 꾸려졌다. 그러나 지난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세력으로 부상했다. 이 모임에서 처음 선보인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이 입당한 지 약 열흘 만에 돌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로 전략공천을 받는가 하면, 혁신회의 명의로 현역 의원들에게 '검사 탄핵' 설문을 돌리고, 반대자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압박했다.

이 모임 출신 다수가 22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았고, 30명이 원내에 대거 입성했다. 민주당 의석(170석)의 20%에 가까운 규모다. 총선 직후 혁신회의가 추최한 간담회엔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총집결했다. 당 안팎에선 '정견 발표회'란 말이 나왔다. 그만큼 혁신회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의미다.

◇3월 전국 출범식… 일각에선 "회비 받고 찐명보증서 주나"

현재 혁신회의는 각 권역별로 출범식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3월 1일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전국 출범식을 개최한다. 수뇌부는 이날 행사에 이 대표가 참석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 저촉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

혁신회의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대표 전위대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대중화, 대규모 조직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며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벌써부터 굉장히 몰려오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어떤 역할을 맡고 싶어하지만 아무 기반이 없는 분들이 많다"며 "혁신회의에 들어와서 네트워크와 활동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와도 소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혁신회의 관계자들을 만나 당 상황 전반을 논의했다고 한다. 총선 이후 원내에서 혁신회의 해체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이 대표가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것을 없앨 순 없다" "오히려 선거 때 특정 역할을 주자"는 취지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사실상 회비를 받고 '찐명 보증서'를 주는 것 아니냐"며 "선거 국면에서 원내 조직과 충돌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정환 혁신회의 사무총장은 "상임위원은 정회원이고 혁신위원은 후원회원 개념"이라며 "혁신회의는 정부나 정당, 기업의 후원 없이 회비로만 운영되는, 당원과 지지자가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이라고 했다. 또 "(원내 조직과 충돌할 거란 관측은) 당원 중심 대중정당에 대한 이해가 낮고, 의원 중심 원내정당 관성이 남은 일부 당 관계자들의 오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