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창당 1주년을 맞은 20일에도 당권을 둘러싼 내홍을 이어갔다. 천하람 원내대표 측은 당원 1만5000여명이 동의한 당원소환 요청서를 제출하며 허은아 당대표 해임을 촉구했다. 허 대표 측은 당원소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직자 간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개혁신당은 허 대표 거취를 두고 두 쪽으로 갈라진 상태다. 허 대표의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교체 이후 내홍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준석 의원 등이 당원소환제를 꺼내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당원소환제는 당 대표를 포함한 당직자가 당헌·당규를 위반하거나 당의 존립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당원 투표를 통해 파면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천 원내대표 측은 이주영 정책위의장, 이기인 수석최고위원, 전성균 최고위원 등과 함께 당원 약 1만5000명의 소환 요청서를 받았다. 요청서에는 허 대표와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전당대회 요구가 담겨 있다.

문제는 당원소환제 실시 관련 당헌·당규 유권해석에 대한 명확한 근거 조항이 없어 절차상 문제를 두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허 대표 측은 당원소환제를 실시하려면 당무감사위원회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 또 당원 소환제 관련 유권해석 역시 사무총장이 관할하는 당 사무처가 아닌 당무감사위원회나 개혁당무위원회 등에서 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소환제(당 대표 해임), 받을 수 있다. 당무감사위원회에 청구하게 돼 있으니 그 절차에 따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당헌·당규에 유권해석에 대한 명확한 근거 조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천 원내대표 측은 1만 명 넘는 당원들이 동의한 만큼 최고위 의결만으로 당원소환제 실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천 원내대표 등은 이날 최고위에서 소환 요청서를 지도부에 제출했다. 천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대표님이 본인 당원소환 요구를 받아주신 것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원들의 목소리가 수만 장이 모였으면 본인에게 유리하건 불리하건 당원의 의사를 적절한 절차에 의해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전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막말에 대해 사과하고 임시전당대회, 당원소환제 요청 있으면 받아야 (당이) 돌아간다"고 허 대표를 겨냥했다.

이날 최고위 전후로 당직자들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천 원내대표 등이 당직자를 대동해 소환 요청서를 박스에 담아 회의장에 반입하려고 하자 당대표실 당직자들이 이를 제지하면서다. 또 최고위 회의 후 천 원내대표 측이 소환 요청서가 담긴 상자를 회수하려고 할 때도 당대표실 당직자들이 "증거인멸"이라며 막아서면서 다시 충돌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비를 내는 2만여명 의 으뜸당원 중 75% 가까운 이들이 당원소환제와 임시전당대회 개최에 동의했다. 당원들 의사는 충분히 확인됐고 이제 절차를 막으려고 물리력으로 저지하는 모습까지 나온다"며 "그냥 절차대로 가면 안 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허 대표 측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