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진보진영 험지로 분류되는 강원·영남 등의 원외 지역위원회를 적극 지원해 ‘전국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보수진영 표심 이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지역 다지기 작업을 본격화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전국정당추진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협력의원단 발대식’에 참석해 “잘못된 지역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서 국민께 골고루 신임받고 선택받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준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 비상계엄과 관련해 “여전히 내란 행위는 진행형인데, 국민의힘의 의원 압도적 다수는 내란을 여전히 방조·지지하는 것을 넘어 2차 내란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다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으니 무슨 걱정이 있겠냐”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부족함도 분명히 있다. 어려운 지역이라고 방치하다시피 한 측면도 없지 않다”며 “전략 지역(험지)에서 고생하는 당원 동지들은 외로워하지 말고, 중앙당과 우세지역 의원들이 전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역주의에 기생하며 자라온 극우 세력의 고립과 몰락은 지금 시점에서 필연”이라며 “한국 정치에 뿌리박힌 지역주의 장벽을 없애고 사회 통합을 위해 전진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원외 지역위원회 위원장과 당원 동지께 실질적인 힘 불어넣겠다”고 했다.
전국정당추진특위는 원외 지역위원장과 현역 국회의원을 1대 1로 연결해 정책·정무 등 각종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기구다. 위원장은 원외 친명(親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 상임공동대표인 이영수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이 맡았다. 원외·원내 협력을 이끄는 협력의원단은 6선 조정식 의원이 이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위한 지역 조직 다지기에 돌입했다고 본다.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험지’ 표심을 최대한 끌어오자는 전략이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정당 지지율이 좁혀지고 있어 강원·영남의 표심을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8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1월 둘째 주 국민의힘 지지도는 32%, 민주당 지지도는 36%로 4%p(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직전 조사인 지난달 19일 조사 결과와 비교해 지지도가 3%p 내려갔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응답률은 22.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