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는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전방위적인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중심으로 대외 경제 현안 간담회를 매주 가동하고, 무역위원회를 확대 개편하는 등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트럼프 신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정은 트럼프 취임 100일 내에 트럼프 상호 관세법 제정이 추진되는 등의 상황에 대비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합심해 총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우선 최 권한대행 중심으로 대외 경제 현안 간담회를 매주 가동하고, 보편 관세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이슈별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관심을 표했던 한미 조선 협력 관련 의제도 발굴 중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최 대행을 포함해 각급 대미 소통 체계를 구축해 전방위적인 아웃리치(지원 활동)를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활동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주 방미를 통해 미국 측 정부, 의회의 주요 인사를 면담하고 한미 산업 협력 증진의 필요성과 대미 투자 제도를 적극 알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무역위원회를 전면적으로 확대 개편하고 10조원 규모의 공급망 기금을 가동할 예정이다.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선제적 조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또 대중국 공급망 취약 품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아랍에미리트, 과테말라 등 유망 신흥국과의 통상 협력을 가속화하는 한편 핵심 광물 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당정은 금융시장에 대해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주식 시장은 최근에는 코스피 기준으로 볼 때 2400선이 강한 심리적 지지선으로 작용하면서 비상계엄 이전인 2500대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채권 시장 역시 회사채 스프레드가 다소 확대됐으나 연초 기관 자금 집행이 개시되면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외환 시장에 대해서도 “전 세계적인 달러 강세이긴 하나 연말부터는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제한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이벤트가 집중되는 1, 2월에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시장 불안 심리가 가중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F4(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등 회의체를 가동하면서 채권 단기 자금 시장 안정 등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 차원에서는 업계 보조금 지급을 위한 반도체 특별법과 밸류업 세제 지원, 자본시장법 개정 등 관련 입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여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고위 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보편 관세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미·중 갈등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도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대대적 관세 카드를 들이밀게 될 트럼프 2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 대책을 신속하게 도출해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대미 외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는 않을까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는데, 미국 신행정부 대응외교에 만전을 기해야 겠다”며 “미국의 통상 압력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부정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면밀하게 대응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