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20여 일째 잠행 중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첫 목격담이 나왔다. 한 전 대표가 조만간 활동을 재개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수사 및 탄핵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는 가운데 ‘차기 주자’ 복귀 시점을 예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기류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한 전 대표의 공식 팬카페 ‘위드후니’에는 전날 강남 소재 스타벅스 매장에서 한 전 대표를 봤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한 목격자는 “표정이 편안하게 보이고 살이 오른 것이 좋아 보여 다행”이라고 남겼다.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가 이르면 1월 중 활동을 재개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에 착수한 가운데, 조기 대선에 대비해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는 등 ‘몸풀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 친한계 인사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한 전 대표가 죄 짓고 도망친 게 아니다”라며 “아마 1월부터는 어떤 행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한 전 대표가 사퇴 기자회견 후 지지자들에게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해 복귀를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지난달 29일 여객기 참사 직후 SNS에 “한 분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소방 당국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 국민 모두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한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다만 한 전 대표의 ‘1월 복귀설’은 시기상조라는 게 중론이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 나지 않았고, 수사도 진행 중이어서다. 특히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여부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형법상 내란죄’ 철회 등을 들어 탄핵 및 수사 정당성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기엔 정치적 명분을 획득하기 어렵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가 복귀한다면 지금 당장은 시점이 아닌 것 같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가까워지면 본격적으로 대선에 대한 얘기들이 나올텐데 그때가 복귀 시점이 아닌가 싶다”면서 “지금은 진영 대결이 너무 첨예해 복귀할 공간도, 명분도 없고 상처만 받을 것”이라고 했다. 친한계 원외 인사도 “(복귀와 관련해) 현재로선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는 걸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