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군 병력 파견을 “과천상륙작전”으로 추켜세운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이 6일 사임했다. 지난달 유튜브 방송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자, 신임 당 대변인으로 임명된 당일 사직서를 낸 것이다. 다만 “제대로 싸우겠다”며 계엄 관련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2023년 3월 16일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김민수 대변인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6일) 임명된 김민수 대변인은 계엄 관련 발언에 책임을 지고, 금일 대변인직에서 자진 사퇴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대변인은 비상계엄 해제 이튿날인 지난달 5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윤 대통령이) 오죽 답답하셨으면 준비되지 않은 계엄을 했나 생각했는데, 전모가 밝혀지고 나니 정말 점할 수 없는 땅을, 과천상륙작전이다, 선관위 상륙작전”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계엄으로 한방을 보여주셨다”면서 “금기의 영역, 범죄자들의 소도가 된 선관위다. 감히 대통령도 검찰도 함부로 건들지 못했던 (선관위에서) 계엄이란 이름으로 자료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또 “손자병법의 성동격서(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습격한다) 전술을 윤 대통령이 썼다“고도 했다.

◇원외 대변인 8명 임명… 김동원도 “총선 부정선거”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김 대변인을 비롯해 원외 인사 8명(김기흥·김동원·박민영·정광재·조용술·함인경·호준석)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이 가운데 김동원 대변인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김 대변인은 지난달 11일 아시아투데이TV 유튜브 방송에서 ‘부정선거 이렇게 자행됐다’라는 제목의 영상에 출연해 “부정선거, 그 뒤에 모종의 세력이 이를 좌지우지했다는 결정적 증거나 증인이 드러나기만 하면 탄핵 국면은 대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꽤 있다”며 “그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19일 영상에서도 22대 총선이 부정선거일 가능성이 있다며 시체 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 “與도 부정선거 망상 동조”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부정선거 괴담’을 키운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원혁 민주당 부대변인은 “당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당의 입”이라며 “윤석열이 부정선거의 망상을 빌미로 내란을 벌이더니 국민의힘도 그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나”라고 했다.

이 부대변인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떼거지로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나서더니 대변인단까지 극우유튜버에 출연해 대대적인 계엄 옹호에 나섰다”면서 “국민의힘이 내란수괴 윤석열의 부정선거 망상에 동조해 국론 분열을 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당장 국민께 사죄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