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지역구 지원 유세 현장에서 잇단 말실수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같이 중도층 표심이 중요한 격전지에서 '설마 2찍(여당 지지자 비하 표현)인가'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쏟아내면서 당내에서 표심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마저도 '이재명 입 리스크'를 고심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 의정부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힘의 공약인 '서울 편입, 경기 분도 원샷 입법'을 비판하면서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경기도) 분도를 즉시 시행하면 (경기북도) 여러분은 '강원서도'로 전락(轉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지역 비하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 대표는 다음 날인 24일 서울 송파구 새마을전통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 북부가) 강원도처럼 재정적으로 어렵고 접경지대여서 정말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이 될 수 있다는 표현을, 전락이란 표현으로 과도하게 한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달 22일 충남 당진시장에서도 "양안문제(중국과 대만 갈등)에 왜 우리가 개입하냐"며 "그냥 '셰셰'(謝謝·고맙습니다),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되지"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셰셰' 발언으로 민주당의 대중국 굴종 인식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편 가르기 발언이 지나치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계속됐다. 그는 지난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유세 도중 만난 시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말한 게 논란이 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14일 세종 유세에서도 "(윤석열 정부에서) '살만하다' 싶으면 가서 열심히 2번(국민의힘)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시라. 집에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과 같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연일 논란을 샀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 포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살림을 하라고 일을 맡겼더니 사복을 채우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겠구나를 생각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24일 수서역 거리 인사에서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라리 없었으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경남 김해 율하카페거리에서도 지지자들을 만나 "나라가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지는 걸 본 일이 있느냐. 차라리 (윤 대통령이) 없으면 낫지 않았겠느냐"라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비판이 거세지자 지역구 후보는 '친명(親이재명)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의 경기 수원정 지역 경선에서 원내대표 출신인 비명(非이재명)계 박광온 의원을 꺾은 김준혁 후보는 지난 22일 SBS 라디오에 나와 "나는 이 대표와 개인적으로 가깝지 않다. 자주 만나거나 이야기를 해 볼 기회도 많지 않았다"며 "제가 쓴 책들은 이재명과 정조를 동일시하는 내용은 단 한 줄도 없다. 칭송하는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25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탄핵 시사' 발언과 관련해 "이 대표가 가끔 그런 표현 하긴 하지만 탄핵으로 연결된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했다. 전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BBS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의 '셰셰' 발언에 대해 "중국에 굴종적으로 하자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가) 쉽게 대중들에게 표현하기 위해 예를 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내에서는 향후 총선 지원 유세 현장에 말조심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층의 표심 이탈을 우려한 것이다. 김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중구, 성동구, 광진구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선다. 이 대표는 이번 주 서울 출정식과 경기도 현장 선대위를 열고 수도권 표심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