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비상대책위원 및 주요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비대위원은 선수(選數)별로 안배하고, 당직자는 수도권 초·재선을 전진 배치했다. '중도 확장성'을 고려해 계파색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권 위원장은 이날 당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됐다. 취임과 동시에 비대위원과 당 지도부 인선을 발표했다.
대부분 계파색이 옅은 중립 성향의 인사들로 채워졌다. 당연직을 제외한 지명직 비대위원은 모두 현역 의원이다. 3선의 임이자 의원(경북 상주시문경시), 재선의 최형두 의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초선의 최보윤 의원(비례대표)과 김용태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이 각각 내정됐다.
비대위는 이들 4명을 포함해 권 비대위원장과 당연직 비대위원인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총 7명 체제로 출범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오는 31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 임명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주요 당직자 인선도 발표했다. 당 3역인 사무총장에는 중도 성향의 3선 이양수 의원(속초·인제·고성·양양)이 임명됐다. 이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와 전략기획부총장 등 주요 당직을 지내며 소통 능력을 인정받은 인사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는 당 '정국 안정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기도 했다.
주목할 건 수도권 초·재선을 적극 기용한 점이다.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재선 조정훈 의원(마포갑)을, 조직부총장에는 초선 김재섭 의원(서울 도봉구갑)을 발탁했다.
당 수석대변인은 초선 신동욱 의원(서초을)이,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는 초선 강명구 의원(경북 구미시을)이 인선됐다. 강 의원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인물로, '친윤계'로 분류된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 시절 선임된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부산 해운대구갑)이 유임됐다. 강 의원을 제외하고는 당직 인선도 중도 성향 인사를 중심으로 최대한 계파색이 없는 인물들을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
권 비대위원장 지명 이후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을 고려해, 당의 통합과 쇄신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인선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가급적 외부 인사보다 내부 인사로 해달라는 의원들의 이야기를 비대위원장이 수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지금은 계파가 따로 있을 수 없고 국민의힘만 있다"고 강조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조선비즈에 "(이번 인선은) 대부분 수도권 인사들이다. 영남 정당에서 탈피하겠다는 방향성을 잡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며 "또 수도권 인사와 청년들을 전진 배치해 중도 확장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영세 비대위의 당면 과제는 탄핵 정국 수습이다. 취임 일성도 '반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취임사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했다.
여야 셈법이 복잡한 헌법재판관 임명과 쌍특검법(내란·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 문제 대응은 야당과 풀어야 할 숙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특검법 공포를 거부하거나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을 임명하지 않으면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특검법의 '위헌 조항'을 삭제해 조건부 수용하는 안을 야당과 논의할 계획이다.
최 평론가는 "민주당과 어떤 협상력을 갖고 할 건지, 당에서 화합과 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가 권영세 비대위의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