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충돌 사고가 발생한 후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발포 지시’를 풍자한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급박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와 관련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수습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8분쯤 페이스북에 ‘내일을 향해 쏴라! - 부치 & 선댄스. 국민을 향해 쏴라! 윤 & 한’이라는 글을 올렸다. 1969년 개봉한 미 서부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는 은행강도단을 이끈 부치와 선댄스가 볼리비아로 도망가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시 직접 일선 지휘관들에게 “총을 쏴서라도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영화에 빗대어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해당 글을 게시한 후 30여분 만에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무안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이 지난 데다, 언론을 통해 사고 소식이 전해진 시점이어서 이 대표의 행동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취재진에 “제1당인 민주당의 대표고, 대선 후보 1위로 달리는 분이 국민과 안전에 아무 생각이 없다”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사고 발생과 글을 게시한) 시차의 문제”라며 “그것을 악의적으로 (해석) 하는 것은 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