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6일 '인공지능(AI) 3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입법 전략과 정책 방향 등 논의를 위한 첫발을 뗐다. 본격적인 정책 행보에 나선 것은 탄핵 정국에서 집권당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정책위원회 산하 'AI 3대 강국 도약 특별위원회'(AI 특위) 첫 회의를 열고 AI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논의에 착수했다.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과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권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AI가 한 국가의 경제나 안보를 좌우하는 핵심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며 그러다 보니 세계 각국 의회는 초당적으로 AI 분야만큼은 정파 이해와 관계없이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당에서도 AI 3대 강국 도약 특위를 국가 백년지대계를 위해 발족했다"고 강조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은 "국민이 먹고사는 민생경제 문제, 미래 먹거리,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정말 필수적인 게 AI"라며 "AI를 전 세계 3대 강국에 진입시키는 게 우리 정부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위에서 4가지(하드웨어·소프트웨어·콘텐츠·인재육성) 분야에 집중해 다루겠다고 설명했다.
AI산업 하드웨어 지원을 위해 국가 주도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우선 구매해 물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에 대해 안 의원은 "하드웨어가 부족하다고 모든 자원을 거기에 다 쓰는 게 아니라 발전계획에 맞춰 써야 할 것"라고 신중론을 펼쳤다. 콘텐츠 분야에 대해선 "조선시대 이전부터 내려오는 한자로 된, 번역 안 된 컨텐츠가 무수히 많다. 그 콘텐츠를 빠르게 번역해 우리 것으로 만든다면 훨씬 더 빠른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며 "인문학 투자를 하는 게 AI에 굉장히 중요하다는 개념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최근 정책 행보에 재시동을 건 데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 혼란 상황에 대한 여론을 분산시키고 집권당으로서 존재감을 보이겠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AI특위를 비롯해 저출생대응특위, 연금개혁특위, 노동전환특위 등 추경호 전 원내대표 때 구성했던 4개 특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요즘 우리 정치가 말 그대로 격변과 혼란을 겪고 있고 국민도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여당이 중심을 잡고 제 할 일을 하는 게 국정안정의 첩경"이라며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정쟁은 정쟁대로 대처하고 정책 분야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심정으로 최선의 역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했다.